中 ‘행동對행동’ 원칙 왜 강조하나

중국이 26일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에 대해 ‘적극적 성과’라는 평가를 내린 가운데 6자회담 당사국을 겨냥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 부부장은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 외교부 브리핑실에 출석해 의장국 성명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에 따른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미국의 의무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6자회담 참가국들이 모니터링 기제를 수립해 6자회담 틀 안에서 핵확산 방지와 경제.에너지 지원 등의 의무를 이행하는지를 감독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더불어 상기시켰다.

우 부부장의 성명 외에 관영 신화통신의 기사에서도 중국 정부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신화통신은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 전날 송고한 ‘조선은 왜 영변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시키려고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공동문건의 이행을 위해서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의 구체적 실천이 필수적이며 어떤 일방의 압력은 시간을 지연시키고 진전을 방해하는 부정적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6일 밤 핵신고서 제출과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발표가 이뤄진 직후 송고한 기사에서 “조미(북미)가 취한 행동과 약속은 행동 대 행동 원칙의 구체적 실현”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 부부장은 작년 12월 미국이 북한의 농축우라늄 의혹을 제기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북한 역시 핵불능화 작업속도를 늦추면서 기싸움을 벌이는 와중에서 급거 방북 행로에 올라 영변을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핵불능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우리는 6자회담 각방이 지속적으로 행동 대 행동을 원칙으로 삼아 열심히 자신들의 부담하고 있는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제2단계 행동계획을 전면 실천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중재 노력이 약효를 발휘한 탓인지 북한은 1월에 미국에 농축우라늄 설비로 의심을 받았던 수입알루미늄관 참관을 허용했고 2월 김계관 부상과 힐 차관보의 베이징 양자회동, 3월 두 사람의 제네바 회동, 4월 싱가포르 북미 회담으로 이어지면서 북핵문제는 급속도로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나갔다.

하지만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과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발표가 이뤄진 직후에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하는 중국의 속내는 그 맥락이 지난 번과는 다소 다른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큰 이유로는 6자회담 공동문건 2단계 이행이 우역곡절 끝에 마무리됐지만 향후 핵신고서 검증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본격적으로 현존 핵무기 폐기를 논의할 3단계는 부시 퇴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만약 미국의 차기 정부가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을 부정하고 새로운 정책을 내세울 경우 북한이 크게 반발하면서 북핵폐기라는 머나먼 목표를 향해 그나마 소걸음이라도 유지해왔던 6자회담이 급격히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중국은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배경에는 부시 퇴임 이후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을 때도 6자회담의 동력을 유지해 나가려는 속뜻이 담겨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은 그간 미국이 북한에 대한 강경책보다는 양자대화를 통한 해결을 선택하고 미국을 포함한 6자회담 당사국이 북한의 우려를 풀어주면서 그에 상응한 조치를 대가로 제공했을 때 문제가 조금씩 풀려나갔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역설해왔다.

결국 신화통신이 “다음 단계 행동의 주안점 역시 여전히 북한의 핵폐기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의 전환의 과정이며 여전히 행동 대 행동 원칙의 과정”이라고 강조한 것도 북핵폐기가 지난한 과제이기는 하지만 행동 대 행동 원칙의 실천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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