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반도정책이 변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한반도 정세에 지각변동을 일으킬만한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자 중국 당국은 긴장과 불안 속에 한반도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안정 및 평화라는 대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나 북한이 이런 원칙을 무시, 2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대북 정책을 재검토,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방향으로 정책선회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이 28일 진단했다.

반면 베이징 당국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다짐하며 교류에 그쳤던 양국 국방관계를 실질적인 협력 관계로 이행할 준비에 들어갔다.

북한에 기울었다가 중간쯤에 왔던 중국의 저울추가 이제 한국쪽으로 넘어갔다는 징후들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 25일 외교부 성명을 통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한데 이어 북한에 더욱 강경한 내용의 제재를 가하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에 동조하는 분위기이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불만과 분노는 대북 정책의 사령탑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발언에서 명확히 읽혀졌다.

시 부주석은 27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상희 국방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북한의 2차핵실험에 강력히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을 확실히 밝히고 “핵 실험 이후 북한이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회담에 동석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중국은 주중 북한대사를 불러 이런 강한 톤의 경고를 한 것으로 관측되는데 중국의 이런 의사 표명은 상당히 이례적이어서 대북 정책이 변화의 길목에 와있음을 시사해주는 것으로 풀이됐다.

북한과 전통적인 우호관계의 채널인 공산당에서 대북 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당 대외연락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북-중 관계에 새로운 상황이 전개됐다고 말하면서 이 새로운 사태에 대해 당 차원의 대응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북-중 혈맹관계의 기수였던 중국 인민해방군의 입장 변화도 마찬가지이다. 중국 국방부 관계자들은 한국군측과의 만남에서 중국이 무력사용을 제외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에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한다.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은 한.중 관계를 오히려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핵실험을 실시 29분전에 통보받고 즉각 한국 측에 귀뜸해준 것으로 관측됐다.

시진핑 부주석은 이상희 장관과의 회동에서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중국은 또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군사 방면으로 확대, 교류에 그쳤던 한.중 국방관계를 실질적인 협력 관계로 이행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고 시 부주석은 밝혔다.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했던 한국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 분위기가 마치 한-미 국방장관회담 같이 우호적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중국군 관계자들은 한국의 PSI 전면참여에 대해서도 크게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서 다만 오해를 없애기 위해 의사소통 채널을 열고 이를 집행할 때 사전 통보해 줄 것을 요구하는 선에서 그쳤다.

한국 퇴역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星友會) 방중대표단의 일원으로 지난 4월 베이징을 방문했던 김길부 전 병무청장은 중국군 관계자들과의 접촉에서 북한으로 편중됐던 중국 군부의 저울추가 이제는 남북간 가운데쯤으로 이동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었다.

그 저울추가 북한의 핵 실험을 계기로 불과 한달만에 한국측으로 더욱 옮겨온 느낌이라는 것이 한국 국방부 관계자들의 인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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