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반도정책에 다시 미묘한 기류

6.25 59주년이 하루 지난 26일자 중국신문들을 보면 마치 북한 신문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면을 ‘북한.한국 개전 59주년 기념'(朝韓紀念開戰59周年) 제하의 제목아래 온통 한반도 기사로 도배했다.

1면기사는 대부분이 ‘6.25 미제 반대 투쟁의 날’ 기사로 채워졌고 “대한민국은 어떤 위협 속에서도 (북한의 위협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뒷 구석에 작게 취급됐다.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을 앞세운 큼지막한 군중집회 사진이 1면을 가득 채웠고 북한이 한국에 핵공격을 퍼붓을 것이란 기사도 비중있게 실렸다.

관영 신화통신이 만드는 참고소식은 북한 편향 보도가 더욱 심했다. ‘조선, 미.한의 새 전쟁 도발기도를 규탄’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를 비롯해 신문이 온통 북한 기사로 덮였고 한국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밖에 중국청년보가 5면에 ‘북한, 미국이 남북충돌에 개입하면 한국에 핵 타격 실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톱기사로 뽑았고 다른 언론 매체들도 대부분이 외신이나 신화통신을 인용하는 방법을 취했으나 북한에 편향되는 듯한 인상은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해 주중 한국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촌평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이러한 의도의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언론매체들의 일사불란한 보도를 보면 베이징 당국의 속내가 짐작되기 때문이다.

한달전인 지난 5월25일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북한에 대해 싸늘하고 강경해 보였던 중국의 태도가 마치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는 것 같은 방향으로 선회하는 기류가 감지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 소식통은 그 이유중의 하나를 류장융(劉江永) 칭화(淸華)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가 26일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찾았다.

류장융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28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 것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한.일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동조 아래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에 중국을 비롯한 다른 당사국을 끌어들여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북핵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뿐 북핵 문제를 조용하고 공평하게 처리할 수 있는 건설적이고 실제적인 조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서 핵우산 선언의 다짐을 받은 직후 일본을 방문하는데 특히 주목했다. 한국은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한.미.일 동맹을 강화해 대북 압박 그물을 조이는 호기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 중에는 최근들어 이런 시각을 보이는 관변 학자들이 상당수 있어 베이징 당국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제의한 것은 북한을 압박하자는 의도인데 이를 미국 방문 길에 중국에 슬쩍 던지고 가는 모습을 보여 중국 당국이 내심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한.미.일이 대북 제재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놓고 이를 실행하는 악역을 중국에 맡기려 한다는 것이 중국측의 의혹이라는 전언이다.

중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국과의 전략적 동맹 관계를 강화하려는 신호를 수차례 보냈는데 한국이 너무 지나치게 미국,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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