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미일 ‘準나토’ 가능성에 촉각

중국은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성격의 군사동맹을 결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한·미 군사동맹과 미·일 안보조약을 동아시아 군사전략의 양대 축으로 활용해왔으나 이 두개의 군사동맹을 하나로 묶어 중국을 견제하면서 동아시아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구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측의 의혹이다.

이러한 의혹은 대규모 한.미국 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가 지난 20일 끝나자마자 북한 로켓 발사에 대응으로 한·미·일의 이지스함 6척이 동해에 집결한데서 비롯됐다.

키리졸브에 이은 한·미·일 이지스함 6척의 동해 집결은 한반도 주변에 한·미·일간에 ‘소규모 나토’를 결성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수면 위로 나타난 증거라고 관영 신화통신 자매지인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가 30일 주장했다.

한·미·일은 북한 로켓 발사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6척의 이지스함을 동해에 집결, 사실상 실전이라 할 수 있는 군사합동 작전을 벌여 북한은 물론 중국에 잠재적인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일본이 3척의 이지스함 파견과 함께 도쿄 수도권 경계를 위해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PAC3)을 지난 27일 오후 방위성 본부가 있는 이치가야 주둔지 등 3곳에 배치한 데 이어 PAC3를 항공자위대 하마마쓰(浜松)기지에서 육상자위대 아키타(秋田), 이와테(岩手) 주둔지 등에도 이동 배치한 것도 중국의 신경에 거슬린다.

중국 당국은 또 미국이 북한 로켓 발사에 대비, 주일 사리키 기지의 X파 추적 레이더를 비롯해 일본과 한국의 레이더망을 종합적으로 가동하는 등 광범위한 작전을 벌이는 것은 북한 겨냥을 넘어서 잠재적인 중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지난 2005년 1월19일 한국과 주한미군의 지위에 대해 새로운 협약을 맺은 것도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전략이라고 국제선구도보는 분석했다.

주한미군이 이 조약에 따라 대만해협에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군산기지에서 전투기를 출격시켜 중국 동남부 해안을 정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미·일이 실제로 준(準)나토 성격의 지역군사동맹체를 결성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중국은 한반도 주변 정세의 변화 여부에 지극히 민감하다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은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