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포함 비핵화 협상 4자구도, 남북-북미 대화 촉진에 도움될까?

中, '단계적 비핵화' 힘 실어줄 경우 접점 모색 난항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지난해 3차 북중 정상회담시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면서 비핵화 대화에 대한 4자 구도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비핵화 논의에 대한 중국의 참여가 북미 비핵화 협상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지, 지금까지 비핵화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돌아가는 길’이 될지 북중정상회담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시 주석의 방북이 교착 상태에 있는 비핵화 대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치면서 긍정적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북중 정상회담이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순방향적 촉매제가 될 것이란 시각이다. “그간 정부는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의 조기 실현을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는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의 지난 17일 발표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외교부도 지난 19일 “시 주석의 방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계속 대화의 틀에 남아있겠다는 의미”라며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여전히 대화 및 협상 구도하에서 진행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북중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대화의 판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조기 차단에 나선 셈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은 비핵화에 대한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같은 날 오전 10시쯤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북한에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한과의 협상 재개에 전제 조건은 없다”고 밝히며 “북미가 유연한 접근에 대한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상을 향한 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의 자리에 조속히 복귀할 것을 요구하면서 미국도 경색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어느 정도 유연성을 발휘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것이란 평가다.

이 본부장도 기조연설에서 “지금은 북한에 있어 황금의 기회”라며 “가능하다면 다가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해 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리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북중정상회담 이후에도 비핵화 협상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대화로 이어지는 순항이 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미국은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는 당일인 19일(현지시간) 대북제재를 위반한 러시아 금융회사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중 밀착에서 나올 수 있는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를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미 북핵 수석 대표들이 북한에 대화 재개 촉구 메시지를 발신한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미 재무부의 대북제재 단행이 이뤄지면서 미국의 유연성 발언에 대한 진정성이 흐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중국이 비핵화 문제를 미중 무역협상의 카드로 들고나올 경우 비핵화 협상이 계획과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시 주석은 19일 노동신문 기고글을 통해 “중국 측은 조선(북한)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노력하여 지역의 항구적인 안정을 실현하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함께 작성할 용의가 있다”며 북한에 대한 전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방식에 다시한번 공개적으로 힘을 실어준다면 북한과 미국은 비핵화 협상의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과거 6자회담식 비핵화 협상의 실패를 경험한 상황에서 중국이 포함되는 다자구도로의 전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평양에서 나올 북한과 중국 양 정상의 입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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