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탕자쉬안 왜 갑자기 미국갔나?

▲ 지난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을 만나 탕자쉬안 외교담당 국무위원

중국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로 부총리급인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미국에 급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탕 국무위원이 후 주석의 ’특별대표’로 미국을 실무방문하기 위해 베이징을 출발했으며 미국에 이어 러시아도 실무방문한다는 소식은 11일 밤 늦게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를 통해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와 언론은 탕 국무위원이 미국과 러시아를 방문한다는 사실만 짤막하게 알렸으나 북한의 핵실험 문제에 대한 후 주석의 뜻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미 특사파견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다음날인 9일 오후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전화 협의에 이어 같은날 밤 이루어진 후 주석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전화 협의에서 합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관심의 초점은 중국이 북한 핵실험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 특히 미국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에 모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 실시 사실을 발표한지 2시간여 만에 발표한 외교부 성명을 통해 강도 높은 분노와 반대의 뜻을 표시하는 한편 북한에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성실하게 준수할 것, 정세를 악화시키는 행동을 일체 중지할 것,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할 것 등을 요구했었다.

북한 핵실험 전의 얘기지만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나쁜 행동’을 할 경우 어느 나라도 북한을 보호해줄 수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함으로써 향후 중국의 전례 없는 대북 강경 자세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중국 외교부 성명은 관련 국가들의 냉정한 대응, 협상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 등에 언급하면서도 그 무게 중심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반대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에 대해 중국 정부의 강한 분노와 반대를 표시하는 데 놓여 있었다.

다음날인 10일 오후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외교부 성명에 나타난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북한의 핵실험이 북.중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쳤고 동북아 정세를 긴장시켰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러나 류젠차오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이보다 더욱 강조된 것은 6자회담 재개, 냉정한 대응,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북.중 선린.우호.협력관계의 발전을 위한 계속적인 노력 등이었다.

왕광야 대사 역시 10일에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징벌적인 행동을 취해야 하지만 그 행동은 적당한 수준이어야 한다”면서 안보리는 북한에 “확고하고, 건설적이고, 적당하고, 신중한 반응을 나타내야 한다”고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같은 미묘한 변화는 중국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의 제재조치를 일정 범위 내에서는 수용하겠지만 최근 수년 동안 중국 외교가 많은 공을 들여 성사시켰던 6자회담까지 희생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또 중국의 이런 입장은 핵실험 직후 집중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대북 접촉을 통해 6자회담 재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중국의 북.미 중재 역할에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북한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베이징=연합

류젠차오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선의 핵실험 이후 중국측은 6자회담 참가국 모두와 접촉해 관련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핵실험 사흘째인 11일 일본 교도통신 회견을 통해 금융제재만 해결되면 6자회담에 복귀할 생각이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 외무성도 같은 날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반발하면서도 6자회담 중단의 주된 원인인 미국의 금융제재 문제에는 언급하지 않은채 대화 쪽에 무게 중심을 둔 성명을 발표했다.

따라서 탕 국무위원은 13가지의 대북 제재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측에 북.중 관계를 급변시키거나 중국이 현실적으로 취하기 어려운 제재조치의 완화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와 함께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더욱 깊은 북한의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하고 더욱 실질적인 북.미간 중재를 시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류젠차오 대변인은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의 평화.안정,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및 협상.대화를 통한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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