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탈북자문제 원칙대로 처리하나

작년 12월 베이징 소재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하려다 공안에 붙잡힌 탈북여성 이모씨가 지난달 북송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당국의 탈북자 처리 기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옌타이(煙臺) 소재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한 탈북자 7명을 지난해 10월 북송했던 중국이 이번에 또 다시 유사한 사례의 탈북자를 북송함으로써 자국내 외교기관이 아닌 곳에 진입을 시도한 탈북자는 법에 따라 엄격히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때 그때 달랐던 中 탈북자 대응 =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중국측은 이씨 북송조치와 관련, “중국은 탈북자 문제를 국내법.국제법.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이라며 “불법 월경자로서 불가침권이 인정되지 않는 비외교기관인 국제학교의 외부에서 체포됐기 때문에 중국 관련법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제학교에 진입한 탈북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은 케이스마다 다른 양상을 보여 왔다.

지난 해 10월11일 탈북자 8명이 칭다오(靑島) 소재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했을때 중국 정부는 이들의 신병을 한국 측에 넘긴 바 있다.

작년 8월말 옌타이 소재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한 탈북자들을 10월초 북송했던 중국 당국이 1~2개월 상간에 발생한 두 건의 유사사건에 대해 완전히 반대의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그러나 올 1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등을 계기로 최근 북중 양국이 더욱 밀착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북한을 의식, 앞으로 국제학교 등 비 외교기관에 진입하거나 진입을 시도한 탈북자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른 처리 방침을 적용하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정부의 탈북자 대응방침이 갑자기 강경해진 것 같지는 않다”면서 “외교공관 밖에서 잡힌 탈북자는 북송시킨다는 기존 방침에 따라 처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학교 통한 남한행 어려워졌다 =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의 외교공관 진입에 대해 경계태세를 높이면서 몇년동안 중국내 국제학교가 탈북자들이 남한행 통로로 많이 이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국제학교들이 탈북자를 보호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게 외교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번에 북송된 이씨도 애초 다롄(大連) 소재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했으나 학교측으로부터 퇴거조치 되면서 다시 베이징의 한국국제학교로 들어가려다 공안에 붙들린 경우.

중국 당국이 국제학교 진입에 성공한 탈북자에 대해서는 그간 대체로 남한행을 허용해 왔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국제학교 진입 자체가 어려워 지는 양상이라는게 외교부측의 설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국제학교로서는 탈북자들이 진입할 경우 학생들 수업에 지장을 초래하는데다 진입한 탈북자 처리문제를 두고 공안 당국과 실랑이를 해야하고 한국 대사관과 연락을 취해야 하는 등 복잡한 상황에 빠지기 때문에 탈북자 진입을 환영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中, 1개월 이상 지나서 북송 통보 = 이씨의 북송을 막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씨를 북송함에 따라 이번 일이 양국간 외교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정부는 이씨가 공안에 붙잡힌 뒤 7차례 걸쳐 중국 외교부, 공안부, 베이징시 공안국 등에 이씨를 북송하지 말것을 요청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특히 중국 당국은 올 2월15일께 이씨를 북송조치한 뒤 1개월 이상 지난 이달 20일에서야 북송 사실을 주중 한국대사관측에 통보해 한국 정부측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한편 이번 이씨의 북송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국제학교 등과 긴밀한 연락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탈북자를 처리할때 보다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될 전망이다.

이씨가 지난해 12월2일 베이징의 국제학교에 진입하려 했을때 소식을 접한 주중 한국대사관측이 직원을 파견했지만 이미 이씨는 공안에 연행된 뒤였다는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10월11일 칭다오 소재 국제학교에 진입했던 탈북자 8명의 경우 당시 칭다오 총영사관의 영사 2명이 곧장 학교로 달려가 이들이 공안당국에 끌려가지 않도록 보호했고 주중 대사관은 곧바로 중국 외교당국과 협상에 나서는 등 신속하게 대응한 결과, 한국측에 탈북자들의 신병이 인도됐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