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와대 국제관계연구소장 “북핵해결 2년내 어려울 듯”

“중국은 외교정책의 최대 중점과제인 대만문제 해결을 위해 50여년이나 기다려왔는데 조선(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2∼3년쯤 못 기다리겠습니까?”

중국의 저명한 안보전문가인 옌쉐퉁(閻學通) 중국 칭화(淸華)대학 국제관계연구소장은 28일 ‘북핵문제 장기화시 중국의 강력한 대북 압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반문하면서 “(식량이나 유류공급 중단 등) 압박조치로 북한을 몰아세우기 보다 미.북 합의로 핵문제가 해결되기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사뮤엘 헌팅턴’ ‘대외정책 수립에 영향력이 큰 인물’ 등으로 알려진 옌 소장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한국, 중국 등 대부분 국가들이 북핵문제의 조기 해결을 바라지만 미국과 북한 모두 핵문제와 관련, ‘동상이몽(同床異夢)’ 상황이어서 적어도 2년내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옌 소장은 이날 한 시간 여동안 최근 논란이 돼 온 ‘중국의 대북 영향력’ 실재 여부와 6자회담 재개 전망, 중-북관계 등에 대해 비교적 솔직하게 설명했다.

다음은 옌 소장과의 일문일답.

— 북핵문제 조기해결 가능성에 상당히 회의적인데?
▲미국은 이라크 사태를 매듭 짓더라도 이란 핵문제와 시리아 등 중동문제를 우선 처리하는 것에 전략적 중점을 두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이로 인해 최소 2년간 군사공격을 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등 양국 모두 핵문제 해결을 위한 동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북핵 문제는 적어도 2년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 미국은 ‘6자회담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며 북핵 문제 장기화시 다른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지난 주 베이징 방문시에도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을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미국이 당분간 무력사용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도 한국이 전쟁에 반대하고 미국의 지상군 투입시 군사기지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 미국의 군사공격을 우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미국은 94년에도 영변 핵시설 등에 대한 정밀폭격 계획을 세웠지 않았나?
▲당시와 지금은 한.미관계 등에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미국은 공군력만으로는 북한을 굴복시킬 수 없어 지상군을 투입해야하나 한국이 기지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소보 전쟁 때는 독일과 알바니아가, 소말리아전 때는 지부티와 케냐기지를, 아프가니스탄 공격 때는 파키스탄이 기지를 제공했다.

— 유고연방은 미 주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공군력으로 무력화됐는데.

▲그 때는 러시아가 체르노미르딘 당시 총리를 파견, 밀로셰비치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보장하겠다’며 미국에 투항을 권유, 전쟁이 끝난 것이다. 러시아가 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강력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전쟁이 장기화됐을 것이다.

—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견지해 온 중국이 미국과 합동, 또는 독자적으로 북한의 핵무장을 저지하고 나설 가능성은?
▲중국은 조선(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반대하지만 전쟁 등 강압적 방식이 아닌 평화적으로 핵문제가 해결돼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북한의 핵무장을 저지할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북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면 (핵보유 및 6자회담 무기한 불참 내용의) 2.10 선언이 없었을 것이다.

—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인가.

▲국제사회에 알려진 것 만큼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다. 그들은 우리 말을 잘 듣지도 않는다. (중국의 6자 회담 부대표로 아주국장을 지낸 푸잉(傅瑩) 호주대사(여)도 지난 2월18일 “중국이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공식, 발표 주목을 끈 바 있다.)
— 2003년 사례처럼 식량이나 유류공급 중단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은.

▲’조.미(북.미)간 안전문제에 대한 합의’가 북핵문제의 핵심인만큼 양국이 합의를 보지 못하는 한 기타 6자회담 참가국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또 경제제재도 결코 유효한 수단이 못된다.

— 라이스 국무장관의 ‘다른 방안’ 발언은 유엔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체제안전이 핵심인 북핵문제를 경제제재 등으로 풀 수 없다. 한국이 북한이 원하는대로 경제적 지원을 최대한 해준다해서 핵문제가 풀릴 것으로 보는가? 쿠바나 리비아, 이라크 등 사례를 보더라도 경제제재로 안전문제를 해결한 선례가 없다.

— 리비아는 결국 미국에 무릎을 꿇지 않았는가.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한 것은 이라크 전쟁 과정을 지켜보면서 미국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화해의 길을 모색한 결과다.

—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방북시 북핵문제에 돌파구를 열 가능성은?
▲확언할 수 없다. 안전문제를 놓고 미국과 합의를 보지 않는한 (후 주석 방문에도 불구) 해결을 장담하기 어렵다. 6자회담 재개 카드는 내놓을지 모른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에게 ‘조건성숙시 회담 참가’ 입장을 밝혔는데 중국의 체면을 고려한 일종의 ‘선물’이 아닌가.

▲선물로 볼 수 없다. 중국도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진력해왔으나 ‘안전문제에 대한 미.북간 충돌’을 둘러싼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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