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취업 북한 노동자들 귀국 보따리

북-중 양국 사이의 비자면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중국에서 취업 등을 이유로 체류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

21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선양(瀋陽)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올해초부터 중국의 노동당국은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취업허가증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전까지 중국의 노동당국은 북한 노동자들이 공무여행여권을 지니고 통행증만 가지고 입국해도 1년짜리 거류증을 내주고 공장이나 식당에 취업하는 것을 사실상 묵인해주는 ‘특혜’를 부여해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북한 노동자에 대해서도 다른 외국인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비자와 취업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일을 해온 북한 노동자들의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정상적인 비자를 갖고 입국해 중국 현지기업의 채용증명서를 소지한 북한 노동자에 대해서는 성 노동청에서 최장 5년짜리 취업허가증을 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올해초 단둥의 몇몇 북한 식당들이 종업원들의 취업허가를 받지 않고 영업을 한 점이 문제가 돼 문을 닫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여파는 최근 단둥의 개발구에 소재한 봉제공장에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단둥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는 북한 여자 직공 20여 명이 귀국 보따리를 싼 데 이어 18일에는 50명에 가까운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해관(세관)을 통해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이들 여성 노동자는 북한 당국에서 2년에서 3년까지 중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지만 작년에 무비자로 중국에 들어와 일을 하다 비자와 취업허가를 받지 못해 돌아간 케이스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에 비자 없이 입국한 북한 노동자들은 일단 다시 귀국해 비자를 받고 중국의 성 노동청에서 발급하는 외국인 취업허가증을 받지 못할 경우 모두 귀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식당들도 중국 정부의 입국 및 취업 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북한 식당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한 조선족 기업가는 “중국 정부의 취업허가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일부 여자 종업원들이 1개월짜리 관광비자를 받고 일단 중국에 입국한 다음 한 달에 한 번씩 신의주에 들어가 다시 비자를 받고 중국으로 들어오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도 접경지역 도시에 거주하는 중국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비자 없이 통행증만으로도 입국을 허용하고 있지만 그 외 지역에 거주하는 중국인에 대해서는 입국시 비자를 받도록 하고 입국비자에 기재된 행선지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양에 있는 한 소식통은 “공무를 제외한 비자면제 규정의 폐지는 북한에 입국한 중국인들이 기한에 구애받지 않고 체류하면서 북한 곳곳을 다니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자 북한이 중국에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단둥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 사업가는 “북중관계가 예전에 비해 싸늘해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지만 이번 조치는 미사일 발사 이후 등장한 새로운 보복 조치라기 보다는 기존에 존재했던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고 진단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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