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천안함 당사국 직접 설득해 국면전환 노리나

중국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6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한(訪韓)한다. 중국과 북한이 ‘긴밀한 협의’를 거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 대표의 방한은 주목된다.


특히 그의 행보가 한국과 미국의 ‘선(先)천안함 후(後)6자회담’ 기조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천안함 이후 한미가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변화’를 대화재개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대북제재 모멘텀을 유지하려는 한·미와 국면전환을 꾀하는 북·중간 ‘강 대 강’ 형국이 본격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앞서 16~18일 사흘간 방북, 북한과 6자회담 재개에 대해 협의를 거친 우다웨이 대표는 26~28일 방한해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등과 면담을 갖고 최근 방북 결과 및 북핵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 협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우 대표는 북한의 대화의지를 설명하면서 6자회담 재개 필요성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중국이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주장,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미가 노력해야 한다는 당위적 차원의 주장을 펼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천안함 사건 이전에 제기된 바 있는 6자회담 재개에 앞선 비공식 회담을 북한이 동의했다는 구체적인 방북 결과도 강조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은 21일 우 대표가 일본 정치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비공식 회담을 우선하는 방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은 한반도 긴장이 지속되는 천안함 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만큼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를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교가에선 중국이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발표에 앞서 6자회담 재개문제를 공론화시켜 국면전환의 주도권을 미리 쥐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특히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의 방중에 앞서 우 대표가 6자회담 관련국을 방문하는 것이 미국과의 협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우 대표가 방북 직후 방한 의사를 먼저 밝혔다는 점에서도 한국을 먼저 설득하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접촉해 우 대표의 방북에 따른 북중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우 대표의 방한 의사와 희망 일정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대표는 방한 이후 6자회담 회원국들인 미국과 일본, 러시아 방문 등의 일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천안함 사건’의 당사국인 한국을 먼저 설득해 미국 등 다른 6자회담 관련국들과의 협의과정에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천안함 해결을 앞세우고 있는 한·미에 대한 사전 설득작업을 벌여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일본과 러시아를 방문해 이러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관련국간 예비회담 등 ‘3단계 재개’ 중재안에 북한이 동의했다는 방북 결과를 6자회담 회원국들에게 피력, 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국면전환 행보가 성과가 있을지 불투명하다. 다만 중국의 이러한 행보는 장기적으로 한반도 정세 변화의 가능성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0일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의 대화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6자회담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도 24일 “우 특별대표가 회담 참가국을 순방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을 벌일 것으로 보여 천안함 국면에 변화 가능성이 있지만, 한미 입장을 고려할 때 가까운 미래에 6자회담 재개는 힘들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천안함 대응조치로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지난달에 이어 내달에도 예정되어 있고 조만간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발표할 것이기 때문에 한미는 제재국면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대표의 방한 등의 ‘셔틀 외교’와 더불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도 천안함 이후 ‘한반도 국면’에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 중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 석방을 위해 25일 방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곰즈 씨 석방만을 위한 방북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미북간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고위급 인사의 방북은 현 한반도 국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지난해 8월 초 여기자 석방을 위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2차 핵실험으로 조성된 대결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작년 클린턴 방북과 비슷하게 전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카터 전 대통령이 1차 북핵위기 당시인 1994년 6월 방북해 당시 김일성과의 회담을 통해 미·북 협상에 물꼬를 튼 바 있어 이러한 시각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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