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재 北대표부 2명 탈북” 보도에 청와대 “크게 주목”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 대표부 소속 고위 간부 2명이 지난달 말 가족과 함께 탈북, 일본 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중앙일보가 5일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면, 지난 7월 말 태영호 전(前)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한국 망명 이후 두 달 만의 일이다.

이 매체는 이날 “베이징 대표부에서 대표 직함으로 활동해 온 북한 내각 보건성 출신 실세 간부 A씨가 지난달 28일 부인·딸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면서 “이들 가족은 주중 일본대사관 측과 접촉해 일본행을 위한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통상 북한 대표부 간부는 대사관 소속 외교관과는 구분되지만, 주재국에 상주하면서 무역과 경협 분야의 교류·협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A 씨는 김정은 일가의 전용 의료 시설인 평양 봉화진료소와 남산병원, 적십자병원을 관장하는 보건성 1국 출신이라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매체 소식통은 A 씨가 그간 김정은의 건강과 관련한 약품과 의료장비를 조달하는 일을 담당해 왔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매체는 비슷한 시기에 베이징 대표부 간부인 B 씨도 가족과 동반 탈북, 역시 일본행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대표부 고위 간부 2명이 거의 동시에 탈북, 망명하는 사태가 터져 현재 주중 북한대사관이 발칵 뒤집힌 상황이라고 매체 소식통은 덧붙였다.

다만 일본 외무성은 이날 해당 보도와 관련, “일본으로 망명을 희망을 원하는 북한 사람이 주중 일본대사관에 접촉한 사실이 없다”면서 “일본 망명을 희망하는 북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탈북 간부들이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망명할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관련 내용을 보도한 중앙일보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한국 관계당국도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해 서울행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 최종 망명지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관련 보도에 대해 아직까지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만 내놓은 상태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베이징 주재 북한 대표부 소속 고위 간부가 탈북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확인해 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해당 보도에 대해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관계부처에서 답변할 사항”이라면서도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정권 내부의 최측근이 탈북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행사 경축사에서 북한 주민들을 향해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라”고 밝힌 것 역시 이번 베이징 탈북·망명을 염두에 둔 게 아니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북한 당국은 태영호 전 공사의 망명 이후 해외 체류 외교관과 그의 가족 등에 대한 감시·통제를 강화하고 일부는 북한으로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체류 간부들의 경우,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 외부 정보를 접촉할 수 있는 경로가 내부 주민들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에 의식 변화를 겪을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고 전해진다.

실제 태영호 전 공사는 해외에서 ‘김정은 선전맨’으로 불릴 만큼 북한 체제 옹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외부 세계를 경험하며 생각의 변화를 겪은 끝에 망명 당시엔 “북한 체제에 회의를 느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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