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잇단 대북 교두보 확보..東進 의욕

중국이 잇따라 대북 진출 교두보 확보에 성공하면서 오랜 염원이었던 ‘동진(東進)’ 실현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2년여 끌어온 압록강 대교 건설에 대한 북한의 동의를 얻어내면서 단둥(丹東)을 거점으로 한 대북 교역 확대의 길을 열어 놓은 데 이어 나진항 1호 부두의 사용권까지 확보, 동해 진출의 발판도 마련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대북 진출에 큰 공을 들여왔다. 북한의 대외 개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풍부한 북한의 광물자원을 선점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북한의 풍부한 광물자원은 진작부터 중국은 물론 한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우리 정부는 북한 내 매장 광물의 가치가 6조 달러(약 7천2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는 남북한이 통일되면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과 광물자원, 남한의 기술이 더해져 2050년께 일본과 비슷한 경제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미 에너지 자급률이 90%에 이르고 있지만 인접한 북한의 풍부한 광물은 중국으로서는 당연히 욕심낼만한 것이다.

원 총리의 이번 방북에서 상당한 대북 원조를 약속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이 그 대가로 유독 압록강 대교 건설 성사에 매달린 이유도 북한의 광물 확보를 위한 대북 교두보 확보가 시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나진항 부두 사용권 확보는 단순한 대북 진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광물 확보를 위한 북한 내 거점 마련은 물론 동해로 나갈 수 있는 뱃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지린(吉林)과 헤이룽(黑龍江), 네이멍구(內蒙古)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곡물을 철도를 이용한 육로운송보다 훨씬 저렴한 물류비용으로 남방에 운송할 수 있게 된다.

나진항을 통한 동해 진출은 또 훈춘(琿春)을 전진 기지로 한 두만강 유역이 동북아시아의 물류 거점으로 거듭날 기회도 부여하게 된다.

중국은 이미 훈춘에 2016년까지 100억 위안을 들여 대단위 동북아변경무역센터를 건설키로 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 홍콩 등 외국인 전용 산업단지 조성 계획도 마련, ‘두만강의 동해 시대’를 대비해왔다.

2000년 이후 줄곧 나진항 진출을 모색해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해 러시아가 나진항 3호 부두 점용권을 선점하는 바람에 뼈 아픈 일격을 당했던 중국으로서는 러시아와의 대북 진출 경쟁에서 균형도 이룰 수 있게 됐다.

러시아와 북한이 2007년 나진-블라디보스토크의 하산 구간 철도망을 개보수, 시베리아횡단철도(TRS)와 연결하기로 합의하고 이 공사를 전담할 합영회사까지 설립한 터여서 나진항 진출로 중국은 자연스럽게 시베리아에 진출할 길도 확보하게 됐다.

중국의 잇단 대북 진출은 2003년부터 중국판 ‘지역 균형발전’ 전략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동북진흥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낙후된 동북지방을 연해지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된 동북진흥책은 크게 라오닝연해경제벨트, 압록강 개발, 두만강 개발로 분류되는데 압록강이나 두만강 개발 모두 북한과 공조해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중국의 생각이다.

지난 7월 중국 국무원이 랴오닝연해경제벨트를 국가사업으로 추진키로 한 데 이어 3만㎡ 규모의 두만강 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을 연결하는 경제벨트) 개방 선도구 개발 사업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등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동북진흥에 상당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남으로는 압록강 대교 건설을 성사시키고 북으로는 나진항 부두 점용권을 확보함으로써 중국의 동북진흥, 더 나아가 동해까지 뻗어나가려는 동진 정책이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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