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엔헌장 7장 적용에도 신축적”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이후 ’분노감 ’을 피력하면서 유엔의 대북 제재에 있어서도 기존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10일 “북한 핵실험 후 중국의 입장이 기존과 달라진 듯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국은 상당히 분노하고 있었으며 가만히 두고 봐서는 안되겠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9-10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핵실험 이후 중국의 대북 인식에 대해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 정통한 한 정부 소식통은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 움직임과 관련, “과거 중국은 유엔 헌장 제7장을 원용하는 것은 어림도 없다는 자세였으나 지금은 신축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느낌을 이번 협의에서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베이징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천 본부장은 10일 오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중국이 헌장 7장 원용에 동의할지 여부, 세부적으로 경제제재 결의를 지지할지 여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한과 중국의 고위급 레벨에서 모종의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덧붙였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도 외교적 해결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고 우리도 언젠가 외교적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법은 일단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 조치가 취해진 다음 본격화될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북한의 핵실험 선언(3일) 직후인 5일 “북한이 첫 핵실험에 나설 경우 아주 심각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나쁜 행동을 하는 국가들은 어느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또 중국 외교부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외교부 성명을 발표,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핵실험을 실시했다”면서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 고 밝혀 종전에 비해 훨씬 분명한 비난의 뜻을 나타냈다./서울·베이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