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엔보고서 공개 거부…미중 갈등으로 번지나

중국이 17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등 북핵상황을 우려하는 내용을 담은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연례보고서 채택 및 내용 공개까지 반대하고 나서며 향후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미국과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3일 안보리에 제출된 연례 보고서는 북한 UEP은 군사적 용도를 위한 것으로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974호를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이 UEP를 포기 하도록 국제사회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 북한과 이란이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을 정기적으로 교환해 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북한 영변의 핵시설 안전문제를 거론하면서 이에 대한 국제적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이란과 미사일 거래에 대해서는 북한-이란 정기항공을 통해 금수 무기 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웃하고 있는 제 3국’을 통해 탄도 미사일 부품들이 선적되고 있다고 밝혀 중국의 묵인 아래 북한의 불법 무기 수출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봉동리 동창동에 두번째 장거리 미사일 발사기지 건설을 완료했거나 거의 완료단계에 있고, 이는 기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리단에 있는 발사기지보다 약 5배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연례보고서는 UEP, 미사일거래, 핵시설 안전문제, 미사일 추가 발사 기지 건설 등 북한 관련 안보 이슈들이 모두 열거되어 있다. 이와 관련 대북제재위 의장을 맡고 있는 호세 필리페 모라에스 카브랄 포르투갈 대사는 보고서의 진술 내용은 매우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안보리가 이를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 측이 자국 전문가가 서명하지 않은 보고서라는 이유로 채택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례보고서 채택과 관련 중국의 리바오동 유엔대사는 “현재 보고서를 검토중”이라며 사실상 보고서 내용 공개를 반대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연례보고서를 ‘소위 유엔 내부 자료’로 일컬으면서 “이는 안보리와 안보리 대북제재위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고 그 의미를 평가 절하했다.


반면, 미 행정부는 보고서 내용이 조속히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제재위원회의 발견 사안과 권고 사안을 다른 국가들이 알도록 그 보고서를 빨리 공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외국에 미사일 관련 기술을 공급하려는 북한의 시도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해 왔다”고 우려감을 표하기도 했다.


최근 미중 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대화 재개 방안에 합의하는 등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노력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UEP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이견이 수면으로 떠오르며 공조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