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수입해온 월병(月餠)을 국산화 해 큰 돈을 벌어들인 부부가 지난달 공안기관의 조사를 받고 오지로 추방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25일 전했다.
월병은 밀가루와 설탕 등으로 만든 중국 전통 과자다. 북한에도 수입돼 북부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고 선물용으로 주고 받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온성군 왕재산(리)에서 월병으로 큰 돈을 벌어들인 부부가 11월 중순에 갑자기 체포돼 조사를 받고는 가족 전체가 추방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부부는 중국에서 수입하던 월병을 자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3년 전부터 시장에 내놓고 장사를 해왔다. 중국 과자보다 낫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타지방에서 장사꾼이 트럭을 끌고 찾아와 과자를 요구할 정도로 판매가 활발했다.
장사 초기에는 가족 생산 체계였지만 곧 독집에 딸린 방을 하나 더 지어 인력을 고용해 생산량을 늘렸다. 도내 여러 군에 유통망도 체계적으로 구축해왔다고 한다. 돈을 벌면서 각종 국가 지원사업에도 활발히 참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보안서는 이들을 끌고가 가짜 월병을 생산했으며, 사적으로 월급을 주고 일을 시켜 자본주의 방식을 썼다는 죄를 물었다”면서 “나라 일은 안중에도 없고 개인 장사에만 눈이 어두운 사람들이라는 낙인까지 찍었다”고 말했다.
또한 취조 과정에서 집안에 쌓아놓은 밀가루 마대(포대)를 증거로 제시하며 밀수죄까지 씌웠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보안서가 적용한 핵심 범죄 혐의는 김정은 시대 들어 사실상 시장 시스템의 일환으로 인정돼온 부분이다. 월병을 국산화해 상품성을 인정받은 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해온 기술 개발의 사례로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국가기관이나 특정인이 이들 부부가 개발한 식품 제조 기술과 시설을 차지하기 위해 비리를 들추고 엉뚱한 혐의를 씌운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조사 과정에서 이 부부는 폭행과 협박을 심하게 받아 추방 과정에서도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가족은 왕재산에서 쫓겨나 온성 탄광 부근으로 이주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