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북핵문제 협의를 위해 12일 오후,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6자회담 의장인 우 부부장은 13일 오전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 1874호의 이행과 북핵 현안 및 향후 추진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이 제의한 5자협의의 유용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부터 러시아·미국·일본을 방문, 6자회담 대표와 고위 인사들을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협의한 바 있는 우 부부장은 이번 4개국 순방에서 수렴된 관련국들의 입장을 통해 북한과의 접촉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우 부부장의 4개국 순방이 마무리되고 난 뒤 중국이 6자회담의 교착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측에 모종의 제안을 하거나 고위급 특사를 평양에 파견할 가능성도 이따라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에도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대북특사 파견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북한의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부부장의 이번 4개국 방문은 우리 정부의 5자협의 추진 입장 이후 이뤄진 것으로, 중국 정부의 6자회담 지속 입장을 재천명하고 6자회담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겠다 행보로 해석된다.
우 부부장은 지난 4일 러시아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나 6자회담이 한반도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효과적 도구임을 재확인하고,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 노력을 기울여 나가자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외교소식통은 미·중 협의에서 가급적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 이행을 명분으로 당분간 제재국면을 유지하려는 미국과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원하는 중국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달 말 미 워싱턴에서 개최가 예상됐던 미·중·일 간 3개국 고위 정책대화에 중국이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도 조만간 이뤄질 북한 설득작업을 위한 일환이 아니겠냐는 해석를 낳고 있다.
중국이 장거리 로켓발사와 2차 핵실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잇단 도발이 어느 정도 진정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판단을 내렸을 경우, 향후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의 중계자 역할과 지역안보 문제에서의 주도력을 상실하지 않겠다는 행보를 이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