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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외교 브레인이라 불리는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 학장은 “미국이 중동문제에 깊이 빠져있지 않았다면 북한을 군사공격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지스 학장은 28일 ‘동북아 정세와 한·중 관계’ 주제로 열린 한국중국유학박사협회(회장 이영주) 초청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향후 북핵문제는 ①북한이 국제적 압력속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경우 ②국제사회가 북한을 ‘합법’적인 핵무기 보유국가로 인정하는 경우 ③북한 핵무장화로 미국이 군사적 공격을 하는 경우 ④북한이 핵보유국을 주장하고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 등 4가지로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①의 경우 북한 지도자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면서 “②의 경우는 이란 등 핵을 보유하려는 국가들에게 소원성취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국제사회가 인정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④의 경우가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이 경우 미국은 북한과 군사문제에 있어 서로 협조해 실질적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③의 경우와 관련해 그는 “북한은 핵보유 선언, 6자회담 탈퇴, 핵실험 등으로 미국의 인내심에 도전했었다”면서 “만약 미국이 중동문제에 깊이 빠져있지만 않았다면 군사공격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핵실험은 한국과 중국 외교의 좌절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왕 학장은 또 “중국과 북한은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전통적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정상적 외교관계로 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핵문제를 해결하는데 국제사회는 중국이 북한과의 전통적 관계를 바꿔주기를 바랬지만 이는 현실적이지 못했다”며 중국과 북한이 아직도 특수관계에 놓여있음을 인정했다.
왕 학장은 “최근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는 큰 진전을 보였다”며 “물론 이번 6자회담 합의가 모든 문제의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북한과 관련국들이 국가관계 정상화를 어떻게 실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왕 학장은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 학장이자 중국 공산당 중앙당학교 국제전략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는 정대철 민주당 전 대표, 박진 한나라당 의원, 강희정 한밭대 중국통상전략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