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방북 전 北주민 체포작전… ‘앓던 이’ 빼줬다

소식통 "대북 영향력 확대 노렸을 가능성"

투먼 양강도 지린성 국경 마을 북한 풍서 밀수 금지
중국 지린성 투먼시 국경 근처 마을에 설치된 ‘주의사항’ 팻말(지난 2월 촬영), 맞은편에는 북한 양강도 풍서군이 있다. /사진=데일리NK

중국 당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북 약 한 달 전부터 체류 기간이 지난 북한 친척방문자(사사여행자) 체포 작전에 나섰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지난 5월 중순부터 중국 공안(公安·경찰)이 직접 사사여행자 체포에 나서고 있다”면서 “조선(북한) 측에서 명단을 넘겨받아 적극적인 수색·체포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상 사사여행자 신분으로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들은 60일가량의 체류 기간이 끝나면 북한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기간이 지나도 귀국하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어 이들의 처리 문제가 북한 당국에게는 상당한 골칫거리로 여겨져 왔다.

이 같은 현상은 북한의 고질적인 경제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은 중국에 있는 친척에게 손을 벌리려 일정 기간 사사여행자로 중국에 나오는데, 그동안 목표했던 액수를 채우지 못하면 잠시 귀국을 미루곤 한다.

물론 합법적으로 중국 측에 사유서를 제출하면 1~3개월씩 세 번까지 체류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 감춰온 현실에 눈을 뜨며 탈북 등을 고민하다 돌아갈 날짜를 훌쩍 넘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사례가 많아지자 북한 당국은 국가보위성을 중심으로 체포조를 꾸려 중국에 파견, 사사여행자 송환 작전을 벌여왔다. 여기에는 현지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대사관이나 무역기관 일꾼들이 참여하기도 하고,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몸싸움에 능숙한 정찰총국 요원들이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사사방문자 체포·송환은 그동안 북한 당국이 파견한 체포조의 몫이었기 때문에 이번처럼 중국 당국이 직접 체포에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간주된다.

무엇보다 중국 당국이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이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관계정상화’를 꾀하는 북한에 일종의 선물을 주면서 정상회담 분위기를 끌어 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는 대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중국의 사전 정지작업 일환으로 해석된다. 불법체류자를 직접 처리한다는 명분을 세우면서 북한의 ‘앓던 이’도 빼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행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조선과 ‘당(黨) 대 당’ 관계를 수립하고자 하는 중국에 사사여행자 체포는 하나의 좋은 수단”이라며 “조선 측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대신 해결해줬다는 점을 어필해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 당국 입장에서 이는 마냥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그동안 조선은 사사방문자 체포라는 명목으로 정보원 포섭이나 탈북민 수색 작전도 벌여왔지만, 앞으로 중국이 직접 나선다면 이 같은 활동은 위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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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