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인 “수령님 꽃다발에 우리 속썩어”

▲ 단둥(丹東)의 꽃상인

7일 김일성 사망 11주년을 하루 앞둔 중국 단둥(丹東) 무역상인들은 북한으로 들여보낼 꽃다발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북한 무역회사들이 7월 8일 김일성 추모행사에 사용할 헌화용 화환과 꽃다발을 중국의 무역상인들에게 바삐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5일부터 단둥시 진흥구 단동해관 옆 물류창고 앞에는 십 수명의 꽃상인들과 중국 무역상인, 북한의 무역일꾼들이 엉켜 북새통을 이루었다. 단동해관은 북한으로 수출입되는 물류들이 1차 집결하는 곳.

김부자 기념일에 꽃 불티

린쑨후와(林順華.46세)씨는 단둥시내 ‘평양의 거리’에서 중고 가전제품 장사를 하다 1년에 5번 꽃 장사에 나선다.

“북한 사람들은 1년에 5번 꽃다발을 쓴다. 김정일 생일, 김일성 생일, 김일성 사망일,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창건일이다. 북한사람들이 직접 사러 나오기도 하고, 자기네들과 무역 거래하는 중국의 상인들에게 부탁하기도 한다”

꽃값은 크기에 따라 다양하다. 높이 1m짜리 화환은 인민폐 50~60원, 70cm짜리 화환은 인민폐 30원, 꽃다발은 5~10원 사이에 팔리고 있다.

“1년 중 가장 잘 팔리는 때는 김정일 생일과 김일성 사망일이다. 김정일 생일에는 꽃장사들도 30여명 정도 몰린다. 올해 2월에는 3일 동안 화환만 70개를 팔았다”

싱싱한 생화(生花)로 평양까지 공수해야

북에 들여보낼 화환을 구입하러 나왔다는 왕지예(王杰.37세)씨는 북한의 무역성 산하 신의주 00지사로부터 비철금속을 수입하는 유한공사의 직원이다. 왕씨에 따르면 거의 모든 중국의 무역회사들은 북한의 국가적 기념일마다 행사용 꽃다발을 보내주고 있다고 한다.

“90년대 후반부터 북한 무역일꾼들은 행사 때마다 화환을 보내달라고 요구한다. 물론 비용은 주지 않고 ‘그냥 도와달라’고 한다. 성의표시 해달라는 이야기다. 김일성 추모행사 때 자기 회사 이름으로 화환을 올리지 않으면 상부의 꾸중이 크다고 한다. 거래하려면 어쩔 수 없이 들어줘야 한다”

꽃을 고르는 왕씨는 ‘비용’보다 ‘운반’에 신경 쓰인다고 한다. 반드시 생화(生花)로 보내야 하니 평양까지 가는 동안 시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

“신의주 해관에 보내주면 자기네들이 받아 곧장 평양으로 운반한다. 작년 김일성 추모 때는 신의주에서 평양으로 가는 동안 꽃이 다 시들어 버려 저쪽(북한)사람들이 크게 항의했다. 싸구려 꽃다발을 보내 망신을 줬다며 어찌나 화를 내는지 달래느라 혼났다”

김일성 사망 11년을 하루 앞둔 단둥의 희한한 풍경이다.

중국 단둥(丹東) = 권정현 특파원 kj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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