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면초가 北 숨통 터주기 나섰나

한국 정부가 제시한 5자협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대북 제재에서 국제사회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우호 조치를 잇달아 취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1월부터 부과해오던 일부 수출품목에 대한 임시 관세를 다음 달부터 전면 취소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쌀, 밀, 콩 등 곡물류와 화학비료, 철강재 등에 추가로 부과되던 임시 수출관세가 전면 철폐된다.

중국의 이번 조치가 반드시 대북지원을 위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핵 실험 이후 유엔의 제재 조치로 곤경에 처한 북한의 숨통을 터줄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쌀의 경우 5%를 부과하는 등 곡물류에 최고 25%까지 임시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의 북한 곡물 수출이 급감하는 바람에 북한은 식량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임시 관세 조치 여파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북한이 중국을 통해 수입한 곡물은 1만2천694t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0만8천109t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줄었다.

중국의 대북 전문가는 “쌀 등 곡물류는 이윤이 많지 않아 25%까지 관세를 추가 부과한 것은 사실상의 전면적인 수출 중단 조치였다”며 “이번 조치로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북한이 용이하게 곡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최고 75%까지 부과됐던 비료에 대한 임시 관세 폐지 역시 북한의 식량 증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한국의 비료 지원이 중단되자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2만5천608t의 비료를 수입했다. 전년 같은 기간 635t에 비해 40배 이상 늘어난 양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임시 관세 폐지 조치는 북한이 저가에 화학비료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지난 4월부터 투먼과 안투, 단둥 등에서의 북한 변경관광을 3년여 만에 허용한 중국은 핵 실험 이후에도 이 조치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지린성은 최근 투먼에서 북한의 남양과 청진, 칠보산 등을 관광할 수 있게 하는 관광협약을 북한 측과 체결, 본격적인 변경관광 채비에 나섰다.

상하이에서는 북한의 핵 실험 직후인 지난달 27일 20여명의 중국 관광객을 모집, 5일간의 일정으로 평양 관광에 나선데 이어 관광 코스를 확대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 다음달 초 2차 북한관광을 실시키로 하고 관광객을 모집중이다.

중국의 변경관광 재개에 따라 북한 나진에 있는 임페리얼 호텔 내 카지노도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

이 카지노는 주로 북한 관광에 나서는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곳으로 3년전 관료들이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다 적발되면서 중국 당국이 변경관광을 중단시키는 바람에 폐업했었다.

옌볜조선족자치주의 한 공무원은 “변경관광 재개에 맞춰 임페리얼 호텔 카지노가 지난달 1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며 “하루 50여명 정도가 무역 등을 위해 나진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이 카지노에도 들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당국이 사실상 나진에서의 도박을 묵인함으로써 북한은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대북 전문가는 “비록 유엔 제재에는 동의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중국을 대신해 극동을 방어해주는, 중국에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존재”라며 “핵 실험 등을 둘러싼 북한의 행위가 곱지 않더라도 한.미.일 동맹에 의해 북한이 완전히 고립되게 놓아 둘 수 없는 게 중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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