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공식 제3장소 6자회담 제안

▲ 지난 해 제 4차 6자회담 후 9.11 성명을 발표하는 각국 대표들

북한 미사일 문제로 북핵 6자회담 전망이 더욱 모호해진 국면으로 들어선 가운데 중국이 베이징(北京)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식 6자회담을 갖자며 나머지 5개국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달 28일 6자회담 참가국 대사들을 외교부로 불러 7월 중 중국 선양(瀋陽)에서 비공식 6자회담을 갖는 방안을 타진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북미 양자대화를 요구하며 미사일 카드를 꺼내 든 북한과, 기본적으로 북한과 ‘양자대화는 없다’고 일축하는 미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나온 중국의 제안은 북.미의 입장을 나름대로 절충한 안으로도 보여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어떤 배경에서 나왔을까 = 중국의 제안은 ‘중국이 나서서 북한을 설득, 미사일 시험발사를 포기하게 하고 6자회담에 나오게끔 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달 26~27일 중국을 방문한 것도 미사일 문제해결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6자 비공식 회담 문제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6자회담때 북한이 금융제재 문제를 회담 테이블로 끌어 들인 이후 회담이 중단되자 정부는 제주도에서 비공식 회동을 갖는 방안을 냈으나 북한이 미온적 입장을 보이면서 무산됐다.

또 올 4월 도쿄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을 계기로 6자회담 참가국 수석대표들이 모였을때도 비공식 6자회담이 시도됐지만 북미간 알력 속에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중국의 비공식 회담 제안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회담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할 입장에서 성사가능성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은 채 한번던져본 제안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발사조짐을 계기로 북미 양자대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공식 6자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미 양측이 큰 체면 손상없이 만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제안은 예사롭지 않은 측면이 있다.

6자회담 틀안에서 양자대화는 가능하다는 입장인 미국으로서는 비공식 6자회담을 계기로 북한과 대화를 갖는데 대해서는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설사 정식 6자 회담이 아닌 비공식 6자회담을 계기로 한 양자대화가 거북하다면 중국을 낀 북.미.중 3자 회동 또한 옵션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의회를 중심으로 북한과 양자대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마당에 중국이 그런 `멍석’을 깔아 준다면 미국으로서는 북한 미사일 카드에 굴복한다는 비난을 듣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분석도 있다.

또 미국이 금융제재를 풀지 않는 한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6자 회담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북한으로서도 미국과의 양자대화 또는 중국을 낀 3자대화가 가능하다면 비공식 회담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을 초청한 6.1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금융제재 해제를 회담 복귀의 전제로 삼아온 북의 완강한 기조가 다소 누그러졌음을 감지할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있는 만큼 북한이 비공식 회담이라는 점을분명히 한 뒤 회담에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 북한의 선택은 = 결국 비공식 6자회담의 성사 여부는 북한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금융제재 문제를 6자회담 틀 안에서 북미 양자대화를 통해 풀 수 있다는 관련국들의 제안을 북한이 무게있게 받아들였다면 북한이 비공식 회동을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여전히 ‘선 금융제재 해제’ 기조와 북미 양자대화의 형식에 집착한다면 정식 회담 재개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비공식 회담을 거부할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 ‘판’을 만들고 있는 중국이 이번 제안을 하기에 앞서 북한과 모종의 교감을 했는지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중국의 제안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품기 보다는 회동이 성사되는지를 우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 “만약 비공식 6자 회담이 열리면 그 속에서 북미 양자접촉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비공식 회담이 열린다면 공식 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하는데 북한이 금융제재 해제와 회담복귀를 연계해 놓은 현 입장을 쉽게 포기할 것인지는 지켜봐야할 일”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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