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한에 압력 행사할 시점 왔다”

▲ 유엔안보리 표결에서 찬성 의사를 밝히는 왕광야 중국 유엔대사

북한 미사일 사태로 인해 중국 내에서 대북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광운대학교 신상진 교수는 28일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정세와 정책’ 8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은 기존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고 판단, 북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분명하게 전달할 필요성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세종연구소는 이달 호 ‘정세와 정책’에서 북한 미사일 사태와 관련한 주변국의 반응과 향후 정책 방향을 진단해보는 전문가들의 기고문을 특집으로 게재했다.

중국의 반응을 분석한 신 교수는 “중국의 최고 지도부가 나서서 북한에 미사일 발사 자체를 요청한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중국 지도부로 하여금 김정일에 대해 불쾌한 인식을 갖도록 하기에 충분했다”며 “중국 내에서는 설득과 보상책만으로는 중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는 북한 김정일의 벼랑 끝 정책을 중단시키기 어렵다는 인식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중국 – 對北경제제재에는 찬성하지 않을 것

신 교수는 “중국 외교정책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베이징 대학의 주펑(朱鋒)과 런민대학의 스인홍(時殷弘) 교수는 북한에 대해 제한적, 일시적, 비공개적으로 지원을 축소함으로써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중국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과거 외부세계가 평가해 온 긴밀한 북ㆍ중 동맹관계의 관점에서 볼 때 엄청난 의미를 갖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유엔안보리에 대북제재 내용을 포함한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일차적 목적은 실제로 북한에 제재를 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미국 등이 제출한 강력한 제재 결의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서”라며 “하지만 북ㆍ중 동맹조약 체결 45주년 기념일 바로 다음 날 결의안을 상정했다는 점은 북한의 위기악화 행동에 대해 중국까지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 정권 붕괴는 중국의 안정과 국익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미ㆍ일과 다소간의 마찰을 감수하고서라도 강력한 대북제재조치에는 반대할 것”이라며, 또한 “중국은 6자회담을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중국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5자회담 개최에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 중국은 김정일의 정책변화를 유도할 충분한 힘이 있다고 봐야하지만, 현재까지 중국의 대북설득외교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아직 중국이 북한에 강력한 압력 행사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며 “미ㆍ일의 대북제재조치가 강화될수록 북한은 중국의 지원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국 – ‘인권’ 내세워 對北압박 강화할 것

미국의 정책에 대해 발표한 세종연구소 이대우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안보리 결의안의 ‘만장일치’ 통과가 한 목소리로 북한을 비난한 안보리의 강력한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때문에 “북미간 양자회담이 성사된다 해도 미국은 북한에 대해 큰 양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항시 돌출행동을 즐기는 북한이기에 도발의 수위를 높이기 위한 핵실험 강행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한 상황에서 북한이 더 이상 돌출행동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미국은 새로운 대북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안보리 결의안을 명분삼아 현재진행중인 대북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방안으로는 ▲ 국제사회를 설득해 대북금융제재를 확대하고 한국과 중국에게도 대북 경제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등 대북 경제제재의 수위를 높이고 ▲PSI 강화와 ‘북한비확산 법안(North Korea Nonproliferation)’ 등을 통해 북한 핵, 미사일 개발을 막고 ▲ 유사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방어체제(MD)의 강화를 제시했다.

▲ 미국 북한인권관련 단체들은 20일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북한 인권법과 과거 헬싱키 모델의 취지를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외에도 미국이 북한에 대한 인권개선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북한 인권을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문제로 다루는 동북아판 헬싱키프로세스를 가동시키려는 움직임이 가사화되고 있다”며 또한 “지난 6월 22일 의결된 ‘국방수권법안’에 의해 임명될 대북정책조정권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안보 문제 뿐 아니라 인권문제도 다루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 한국 – 북한에 분명한 ‘한계선’ 경고해야

한국의 대응과 정책에 대해 발표한 김태현 중앙대학교 교수는 “정부는 미사일 발사에 대처함에 있어 사태의 의미를 제대로 읽는 안목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포석하는 전략적 사고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한국 정부의 미숙한 대응태도를 먼저 비판했다.

김 교수는 “(북한 미사일 사태와 관련)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막아야겠지만,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결의안의 내용을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식의 정부의 대응은 (정부가) 여전히 현 상황이 내포한 전략적 복합성을 이해하지 못한 체 근시안적 미봉책에 급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추가도발을 막고 문제를 근본적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미사일의 추가 발사 혹은 기타 도발적 행위를 할 경우 초래될 결과의 엄중함에 대해 일말의 의심도 없어야 한다”며 “정부는 유엔결의안 1695호를 자의적으로 축소 해석할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공조된 해석을 하고 그에 따라 이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번 미사일 사태 뿐만 아니라 그 ‘몸통’에 해당하는 북핵문제가 지난 4년간 풀리지 않는 이유는 ‘당근’과 ‘채찍’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입장을 같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북한에 대해 분명한 ‘한계선’을 긋고 그 선을 넘으면 경제제재는 물론 그 이상도 불가피함을 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일본 – 결의안 통과는 ‘일본외교’의 승리

일본의 정책에 대해 발표한 김성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유엔안보리가 대북한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게 된 것은 일본 외교의 성과이자 승리라고 자체평가한다”며 “최종적으로 (결의안 통과가) 결정되는 순간 미국의 해들리 국가안보담당 대통령 보좌관이 아베 관방장관에게 휴대전화로 찬사를 전했고 라이스 장관도 아소 외상에게 전화해 일본의 외교노력을 칭찬했다”고 말했다.

“미일동맹과 함께 유엔중심주의를 외교축의 하나로 해 온 일본이 1956년 유엔에 가맹한 이래 주도적으로 안보리 결의안을 제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일본은 끝까지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성과를 얻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은 안보리 결의에 대해 북한이 거부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불거진 중국, 러시아와의 갈등을 처리하는 것도 일본에게 어려운 과제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외교적 승리를 얻게 된 것은 국제사회가 보아도 명백하게 일본의 안전보장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북한이 비난과 고립을 무릅쓰고 감행했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라며 “일본과 미국은 북한의 핵, 미사일, 납치문제, 인권문제, 불법행위 등을 근거로 북한을 불량국가로 확정시켜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