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한식당 연 10만-30만달러 北송금

▲ 지난 4월말 중국 단둥의 한 북한식당에서 여성 봉사원들이 손님들과 춤을 추며 흥을 돋우는 모습 ⓒ데일리NK

북한당국의 허가를 받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영업 중인 북한 식당들이, 파견 북한 종업원들의 숫자에 따라 10만에서 30만 달러의 고정 액수를 북한 당국에 상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영업중인 북한 식당들이 영업 이익의 일정 부분을 본국에 송금하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식당들의 구체적인 상납 금액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금액이 목표에 미달하면 상부기관에서 영업 중단 및 철수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화벌이기관에 소속돼 중국에서 북한식당 운영 경험이 있는 김명호(가명, 52) 씨는 14일 중국 단둥 시내 모처에서 기자를 만나 “내각의 각 성이나 산하 기관, 외화벌이 사업소에서 경쟁적으로 외국에 식당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이들 식당의 상납액수는 보통 현지에 파견되는 봉사원(여성 종업원)들과 주방과 식당운영에 관여하는 직원 수에 따라서 결정 된다고 한다.

그는 “봉사원을 포함해 북한에서 나온 직원 수가 15명 이내의 작은 식당은 1년에 10만달러이고, 직원 수가 20명이 넘으면 20만달러, 그 이상은 최대 30만달러로 상납액수가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해마다 상납액수를 가지고 평양에 있는 사업소 본부에서 총화를 짓는데 조금만 미납하거나 성과가 없으면 바로 철수 압력을 넣는다”고 했다.

현재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에 파악된 북한 식당만 1백여 곳이 넘는다. 여기서 매년 북한으로 10만∼30만달러가 송금될 경우 북한은 외국에 식당 영업만을 통해 대략 수천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북한 여성 봉사원들이 한복과 드레스를 입고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펼치고 있다. ⓒ데일리NK

김 씨는 “북한 식당들이 주요 외화벌이 사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도 “경쟁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종업원 이탈 사태 등 내부 단속을 못해 식당을 중단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칭다오에 있는 북한 식당인 ‘평양 모란관’과 ‘평양관’이 종업원 이탈로 수개월 째 영업이 중단된 사실이 본지 취재결과 확인된 바 있다.

현재 북한 내각의 각 성(1개 부처)에는 당국이 주는 외화벌이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별도의 무역회사들이 있다. 해외에서 영업 중인 북한 식당들도 대부분 이런 무역회사 소속으로 돼있다.

김 씨는 “이렇게 거둬들인 외화는 상급기관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되고 일부는 당 자금 형식으로 그 위로 올라간다. 그 이상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 식당의 음식값이 비싼 원인에는 이러한 상납금 문제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식당은 현지 주변 식당 음식값의 3배를 웃돈다. 단둥시에서도 중국인이 운영하는 고급 식당에서 중국 돈으로 6위안이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냉면도 북한식당에서는 10~15위안으로 2배 이상 비싸다.

가격이 비싸지만 북한 식당이 인기를 끄는 데는 현지 다른 식당에 없는 북한 봉사원들의 노래와 춤을 곁들인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공연을 하는 봉사원들은 대부분 20∼25세의 젊은 여성들로 북한 노래는 물론 중국 노래까지 부르며 손님을 불러 모으고 있다.

14일 저녁 단둥시 북한 식당을 찾은 중국인 왕 모씨는 “음식값은 비싸지만 아름다운 평양 아가씨들과 춤과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어 노래방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좋다”고 했다.

또 “중국식당에서는 받기 힘든 수준 높은 봉사를 받을 수 있어서 사업 파트너들을 접대하는 데도 그만이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북한 식당은 야간에는 음식과 유흥을 동시에 제공하는 독특한 영업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공연뿐만 아니라 단골 소님에게는 함께 춤을 추며 흥을 돋우는 적극적인 영업도 시도하고 있다.

단둥에서 북중무역에 종사하는 조선족 임 모 씨는 “변변한 외화 소득원이 없다 보니 음식과 가무로 영업을 하고 있는데, 단둥시에만 열 곳이 넘는다”면서 “외화가 없어 무역을 해도 정상적인 결재도 안되고 있는데 식당만 늘어가는 모습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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