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북 조정자에서 ‘친북’ 유턴?…北 편들기 노골화

▲ 인민일보 왕린창 칼럼 관련기사

“북한의 핵포기를 위해 미국이 북한에 더 많이 양보해야 한다”는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이 잇따르고 있어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중국의 입장이 주목되고 있다.

중국 아시아태평양학회 한반도 연구위원 왕린창(王林昌. 前 인민일보 서울특파원)은 29일 인민일보 인터넷판에서 ‘6자회담, 정전(停戰)만 말해서는 부족’ 제하의 칼럼에서 “미국이 북핵 포기를 위해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에로 전환을 포함해 한반도 영구적인 평화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북한이 핵 폐기에 나설 경우, 노무현 대통령,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6·25전쟁 종전 선언 문서에 공동 서명할 용의도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나온 중국 전문가의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비록 칼럼 아래에 ‘기사는 작가개인의 관점을 대표한다’고 표기돼 있지만,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게재되었다는 점에서 중국정부의 입장을 엿볼 수 있다.

칼럼은 “9.19공동성명 이후 미-북이 가까워진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멀어졌다”며 “미국이 경수로 건설 중단, 대북금융제재,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등 북한을 위협했기 때문에 핵실험까지 발생했다”며 미국 책임론으로 서술됐다.

다음은 칼럼 요약

중∙북∙미 3국이 가까운 시일 내에 6자 회담을 개최한다고 선포한 후, 세계인의 관심은 여기에 쏠리고 있으며 6자회담의 ‘편리한’ 시점이 빨리 오기를 바라고 있다. 보름이 지났지만, 각국이 얼마나 준비를 잘했는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각국으로 말하면 사실 미국과 북한 두 나라다.

세계는 최근 북미 쌍방이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회담 동향과 행동거지를 세밀히 주시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최근 한미 양국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때 한반도 평화시스템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미국은 국가안전보장과 상응한 정책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국정부가 현재 정전상태에 있는 한국전쟁을 정식 종결짓는 것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미국이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려는 하나의 적극적인 신호로 간주된다.

돌이켜보면 제4차 6자회담 ‘공동성명’ 발표 이래 한반도 안정을 둘러싼 미북간 적대적 상태가 여전했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쌍방은 공동성명에 상술된 원칙에 따라 가까워진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멀어져 갔다. 미국은 최종적으로 북한 경수로제공 공사를 폐기했고, ‘제네바 합의’는 한 장의 휴지로 변했다. 이어 대북금융제재를 선포했고, 북한의 경제적 부담을 가증시켰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첨단무기를 동원한 군사연습을 중단하지 않았다.

이에 북한은 ‘공동성명’의 약속을 고려하지 않고, 모험적인 핵실험으로 끌고 갔다. 북미의 대립은 부단히 고조됐다. 이것은 미국이 비록 입으로는 한반도 주권을 인정하고, 불가침을 약속했지만, 북한의 신임을 얻기에 어려웠고, 북한의 핵포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은 줄곧 북한측의 안보요구였다. 이러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은 실제로 북핵문제 해결여부로 되는 관건적인 문제다. 이 역시 한반도 비핵화 목표의 필수적인 노정이다. 한국전쟁이 있은 지, 이미 반세기가 지나갔다. 그러나 북미간 관계는 현재까지 정전이라는 수평상에 놓여있으며, 전쟁의 구름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안보요구를 무시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을 원치 않고 있으며, 이것을 오랫동안 질질 끌면서 해결하지 않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의 장애로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의 목표를 점점 더 요원하게 하고 있다. 북미 쌍방은 외교 안보 측면에서 하나의 악순환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은 이러한 악순환의 일환이다.

사건은 아주 명백하다. 정전상태에 있는 약소국가가 핵무기로 무장한 강적과 맞설 경우, 만일 적수가 양보하지 않으면 자기 손안에 든 무기를 쉽게 버릴 수 없을 뿐 아니라, 더욱 굳게 틀어쥐게 된다. 쌍방이 군사면적으로 더욱 강렬하게 대치되게 된다.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예측할 수 없다.

이미 1년 전 4차 6자회담에서 미국측 대표 힐 차관보는 북한측과 평화협정에 대해 심의 있는 토론을 논의한 바 있다.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세우기 위해서는 ‘평화협정’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한국의 여론도 이것은 미국 입장에서 하나의 전환적(转折性) 변화라고 보고 있다. 아쉬운 것은 힐의 이러한 견해가 미국 전략가들의 지혜와 정부 인사들의 생각과 부합되지 않은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 국무장관 라이스도 미묘하게 힐의 의견을 부정했다. 그녀가 보기에도 현재 중단된 대화가 한반도 평화시스템과 멀어졌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힐의 권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말해봤자 ‘턱도 없다(说了不算)’는 것을 알았다.

최근 미국의 한 이름있는 국회의원은 공개적으로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회담진행 때 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힐이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연결고리라는 인식이 점차 미국 고위층의 인식으로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북핵포기와 관련한 정책내용은 많은 것을 고려하게 한다. 그가 1년 전에 견지해온 ‘先 핵포기, 後 평화협정’과는 일련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미국정부는 새롭게 시작되는 6자회담에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新 변화’를 들고 나오게 된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은 6자회담 각국의 일치된 목표다.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6자회담 각국의 약속이다. 한반도의 정전상태를 결속짓고 한반도를 냉전의 질곡에서 나오게 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해야 하며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전, 동북아의 신질서를 건립해야 한다.

북핵포기는 평화협정 체결과 결합될 때만이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수 있으며, 한반도 냉전체제와 6자회담이 결합할 때만이 6자회담이 새로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6자회담 틀 안에서 직접적인 담판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 시스템문제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무대가 된다. 물론 쌍방, 3국, 4국간 또는 5국간 회담이 진행될 수 있다.

북핵 문제의 발생과 발전은 한반도 냉전구조와 냉전사상의 산물이다. 만일 미북 쌍방이 이러한 냉전구조와 냉전적 사고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어렵게 된다.

북한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북미간 상호 신뢰구축과 미국의 대북 핵위협이 배제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이 가장 관심을 가진 것은 전 지구와 동북아의 안전전략이다. 지금은 미국이 새로운 사고로 동북아의 안전전략과 대북정책을 조정해야 할 때다. 부시정부가 6자회담의 소집을 앞두고 먼저 한발짝 움직이기를 바란다.

▲ 왕린창/ 前 인민일보 서울특파원, 중국아태학회 한반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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