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북부 대북 자동차 수출 거점으로 부상

중국의 동북지방이 북한을 겨냥한 자동차 수출 거점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현재 중국 동북부의 대표적 자동차 메이커로는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화천(華晨)자동차, 단둥(丹東)의 수광(曙光)자동차,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의 제일자동차,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의 하페이(哈飛)자동차 등이 꼽히고 있다.

이중 가장 먼저 대북 진출 테이프를 끊은 것은 수광자동차. 이 회사는 반제품 현지조립생산(CKD) 방식으로 일찌감치 북한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종류를 수출해 ‘뻐꾸기’라는 상표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와 독일 BMW 등과 손을 잡고 있는 화천자동차도 지난 2월 한국의 평화자동차와 북한 현지 조립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3월 중순부터 미니버스 ‘진베이하이스(金杯海獅)’를 ‘삼천리’라는 이름을 붙여 시판 중이다.

화천자동차는 이르면 오는 5월부터 북한에 ‘중화(中華)’ 브랜드로 출시되고 있는 중형차 ‘쥔제(駿捷)’도 CKD 방식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평화자동차측은 “오는 5월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 쥔제 승용차를 선보여 사전 주문을 받은 뒤 생산규모를 확정하고 화천자동차와 세부합의서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화’는 중국 토종 승용차의 자부심으로 꼽히고 있을 뿐 아니라 완성차 형식이 아니라 CKD 방식으로 북한에 수출되는 첫 중국산 승용차라는 점에서 상당한 상징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평화자동차는 원래 항공기 제조업체로 출발했던 하페이자동차와도 소형차 ‘싸이바오 Ⅲ’에 대한 합작 생산을 추진 중이며, 제일자동차에도 합작을 타진 중이다.

이처럼 중국 동북지방의 자동차 회사들이 대북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은 이 지역이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이들 회사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들의 가격대비 성능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평화자동차는 이들 회사로부터 자동차 부품을 기차나 트럭으로 수송하고 있으며, 물량이 많을 경우에는 단둥(丹東)이나 다롄(大連)에서 배에 선적해 남포항으로 직접 들여와 현지에서 조립 생산하고 있다.

평화자동차는 이탈리아 피아트(FIAT)사와 손잡고 자동차를 조립 생산해왔지만 운송비가 많이 드는 데다 차량 가격도 비싸 현재는 합작을 중단한 상태. 중국과 합작한 이후 자동차 가격도 30% 이상 저렴해졌다고 평화자동차측은 소개했다.

북한으로 수출되는 자동차도 실용성을 강조한 SUV와 미니버스에 이어 승용차로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일제차의 수입을 금지하고 차령이 오래된 것부터 점차 회수하도록 조치한 것도 중국산 자동차의 대북 진출에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평화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일본산 승용차에 대해 회수조치가 내려지고 있지만 점차 화물차로 그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향후 일본산 화물차의 틈새를 중국산이 파고들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차량 대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은 향후 차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잠재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화자동차는 작년까지 연간 350대 안팎의 차량을 판매했지만 올해 들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500대 수준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에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상황도 대북 진출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북한 진출을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생각하고 상당히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중국 언론은 지난 2월 화천자동차와 평화자동차의 미니버스 합작계약 소식을 보도하면서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평화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북한 진출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자동차 강국인 한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