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외신뢰도 높이려 위안화 北송금 허용

중국이 북한과 접경지역에서 이뤄지는 변경무역에 대해 위안화 무역전용 계좌를 이용한 송금결제를 전격적으로 허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달 21일 변경무역결산관리잠정규정을 시행하고 지린(吉林)성과 랴오닝(遼寧) 단둥(丹東)에서 북한 무역회사들이 자국의 시중은행에 위안화 무역전용 계좌를 개설, 송금결제를 통해 무역대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북한 무역회사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은행 계좌를 통해 달러, 유로, 엔화 등 다른 외화로도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그간 현금 위주로 이뤄져왔던 양국의 무역관행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대금결제가 편리해진 만큼 교역량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북중 양국은 사회주의권이 붕괴하자 지난 1992년부터 은행간 송금을 통해 무역대금 결제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북한에는 달러 취급이 가능한 중국 은행들이 없어 주로 마카오의 은행을 경유한 송금결제가 이뤄졌다. 이런 방식은 절차가 너무 번거롭고 대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려 무역거래에 큰 불편을 초래했다.

양국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4년 조선중앙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이 지불결산협의를 체결하고 북한이 단둥(丹東)에 조선광선은행을 설립했다.

하지만 2005년 한 해 결제실적이 3건에 1천211만달러 그쳤을 정도로 활용이 부진했다. 이마저도 재작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중국 외환당국이 조선광선은행에 외화취급 업무를 중지하도록 통지한 뒤로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양국 무역은 직접 현찰을 주고 받는 원시적 결제방식이 주종을 이루게 됐고, 무역업자들이 통관 한도를 어기고 대량의 달러나 위안화 현금을 화물 속에 은닉해 오가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게 된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소식통은 이와 관련, “일부 무역업자들은 밀가루 포대에 현금을 가득 채우고 화물로 위장해 북한으로 들여가는 일도 있었다”며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세관에서도 적발이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귀띔했다.

또 대량의 위안화가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뒤 잠식되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2006년말 현재 38억위안(약5천억원) 가량의 위안화가 북한으로 들어간 뒤 되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의 금융제재로 달러거래가 기피되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 가치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은 작년 1월 돈세탁방지법 시행에 따라 불법자금이 섞여 유통될 수 있는 이 같은 관행을 더 이상 방치해두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위안화를 달러, 유로와 같은 자유태환화폐의 지위로 격상시키려는 중국으로서는 갈수록 유통량이 늘어나는 위안화를 제대로 감시할 수 없다는 점이 자국의 금융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가 바로 중국인민은행이 작년부터 대북무역 결제실태에 대해 장시간 검토를 벌여 북한의 무역회사에 대해 자국은행을 통한 위안화 송금결제를 허용하게 한 배경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측면에서 이번 조치는 주변국가를 위안화 영향권으로 끌어들인다는 ‘위안화구역화’ 구상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위안화경제권 편입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한해 북중 양국 교역액이 20억달러 수준에 이르는 등 북한 경제의 대중국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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