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 원조, 핵실험 포기 지렛대 될까

북한이 미사일과 핵개발 프로그램 등으로 위기를 고조시킬 때마다 중국의 가능한 대북 제재수단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원조 중단이다.

미국은 지난 7월5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후 실제로 중국에 대북 원조를 지렛대로 활용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입술과 이가 서로 의존하는(脣齒相依) 것과 같은’ 관계이자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북한에 줄곧 “능력이 닿는 범위 내에서” 경제원조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 강행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고 국제사회도 이에 실질적인 조치로 맞서려고 하는 상황이 됐을 때도 중국이 이런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중국의 대북 원조 규모는 국가기밀에 속하는 사항이어서 아직도 그 전모를 파악할 길은 없지만 대외적으로 발표돼 일반에 알려진 규모보다 훨씬 크리라는 것이 일치된 관측이다.

따라서 중국의 대북 유.무상 원조 규모는 지금까지 드러난 몇 가지 사실을 통해 나름대로 추정해 볼 수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북한과 중국은 작년 10월 28-30일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방북을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연 사건으로 평가했고 당시 두 나라 당국자들은 경제원조의 근거가 되는 것으로 보이는 1년 만기의 ‘경제기술협력협정’에 서명했다.

후 주석 귀국 후 일부 외국 언론은 중국이 북한의 경제회복, 특히 중공업 건설을 위해 총 20억달러의 대북 장기원조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미확인 사실을 보도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1992년 한.중 수교로 북.중 관계가 침체상태에 빠진 이후 최대 규모의 원조로 기록될 것이다.

그의 방북에 앞서 중국은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국가대표단을 인솔해 2003년 10월29-31일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에 원조 제공을 약속했다. 당시 한 외국 신문은 중국측이 북한의 제2차 6자회담 참가를 조건으로 5천만달러의 원조 제공을 제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 1996년 5월 베이징에서 중국의 대북 원조 강화를 위한 ‘경제기술협력협정’을 체결하고, 이 협정에 따라 그해부터 5년 동안 매년 무상원조 25만t을 포함한 50만t의 식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한 일부 외국 언론매체들은 중국이 50만t의 식량 외에 100만t의 석유, 250만t의 석탄을 북한에 원조로 제공했다고 전했었다.

중국은 자국의 최고위급 지도자들이 북한을 방문할 때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시, 그리고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는 거의 예외 없이 북한에 원조를 제공했고, 1995년께부터 그 가운데 일부 지원규모는 언론을 통해 발표해 왔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그 규모가 발표된 원조 가운데 가장 큰 것은 1999년 6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방중했을 때의 식량 15만t 및 코크스 40만t, 2001년 9월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 방북 때의 식량 20만t 및 중유 3만t을 들 수 있다.

한 미확인 자료는 2000년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역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간 민용물자만 해도 ▲쌀 16만t ▲원유 30만t ▲대두 1만2천t ▲석탄 18만t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 7월20일 발표한 ‘세계 식량원조 기증 통계’에 따르면, 2005년 중국의 대외 식량원조는 전년도보다 260% 증가한 57만7천t을 초과했고 그 가운데 92%인 53만1천t이 북한에 지원됐다.

베이징의 관측통들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의 대북 원조 증가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는 측면 외에 정치적 고려, 특히 북한 경제가 무너지면 대량의 북한 난민이 밀려 들어 자국의 정치.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할 정도로 대규모의 원조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미사일과 핵개발 프로그램을 무기 삼아 벼랑끝 전술을 펼치고 있는 북한이 ‘말을 들어주지 않아’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앞으로 사태 추이에 따른 동향이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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