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 영향력 조기성과 없을 것” 중론

지난 19일 방북(訪北)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 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왕부장의 방문은 중국 역할론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많았다.

워싱턴에서 중국역할을 기대하는 발언이 나온데 이어,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내정된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는 왕부장이 북한을 방문하기 직전 17일 하루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하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요청하는 미국측 입장을 전달했다.

한국도 북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영향력 행사를 기대하는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힐 대사가 중국을 방문한 같은 날 북핵 문제 협의차 중국을 방문한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이미 중국이 한국의 입장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건설적인 회담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왕부장의 이번 방문에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하중(金夏中) 주중 대사는 “중국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북한에 대해) 훨씬 더 큰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서 통용되는 물자의 70-80%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말해 경제적 영향력 행사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북핵문제를 둘러싼 주변국의 상당한 기대를 의식한 듯 왕부장은 평양에서 상당히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왕부장 방북에서는 양국 의견교환 수준에 머무를 것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21일 평양발 보도에서 왕자루이 부장의 방북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고 새해인사를 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북한의 핵 보유 및 6자회담 불참으로 불거진 경색을 풀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왕부장은 19일 환영만찬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20일에도 김위원장과 3시간 이상 핵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이 통신은 밝혔다. 왕부장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접촉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왕부장의 이번 방문이 북한의 핵보유 선언 이후 첫 공식 외교 교류라는 의미를부여하면서도 이번 방문은 양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즉, 북한이 중국의 체면을 어느 정도 살려주느냐의 문제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이 핵보유선언과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한 조건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영향력 행사에는 한계가 있다”며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다 하더라도 서로의 입장을 개진하는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교수는 중국의 북핵 해결 중재 역할에 대해서도 “미국이 시간을 주고 있지만 해결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을 상대로 압력을 행사한다 해도 표면적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형태가 될 것이며 그 시점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이 당장 성과를 내오기는 힘들 다”며 “왕부장이 북한 외교라인과 회담을 마친 후 본국으로 돌아가 중국 정부의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순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연구위원은 이어 “이미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94년 이전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온다 해도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중국의 중재 역할도 한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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