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정책 달라졌나…8자회동 동의

북한 없는 5자회담에 반대 입장을 유지해 온 중국이 27일 북한을 제외한 북핵 6자회담 참가국과 말레이시아, 캐나다, 호주 외교장관이 참가하는 8자회동에 전격 동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중국의 태도 전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핵 6자회담 당사국 중 북한을 제외한 가운데 열리는 5자회담이 문제 해결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대신 북한을 설득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개최 기간 6자회담 당사국 외무장관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런 점에서 볼 때 5자회동에서 다소 변형된 것이긴 하지만 중국의 갑작스런 8자회동 동의 결정은 백남순 북한 외무상의 6자 외무장관 회담 불참 선언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백 외무상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대변인격인 정성일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을 통해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6자회담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더이상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북한의 금융제재 해제 요구 사이에 서 있는 중재자가 아니다.

북한이 금융제재를 풀라고 요구한 상대국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중국은 근래 들어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충격적이랄 수 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중국 최대의 외환은행인 중국은행이 북한 계좌를 동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지지했을 때부터 대북 압박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안보리 대북 결의 찬성이 국제여론에 밀린 소극적인 동참이었다면 대북 금융제재는 한발짝 나아간 것이고 이번 8자회동 합의는 보다 적극적인 태도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선양(瀋陽) 주재 미국영사관에 보호중이던 탈북자 4명 가운데 3명의 미국행에 전례없이 동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일련의 변화는 중국의 대북 정책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분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8자회동에 참여키로 했다고 해서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변화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동북아의 평화 안정이 필수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이상 북한 문제, 나아가 한반도 문제는 현 시점에서 중국 외교의 출발점이자 귀착점인 셈이다.

게다가 중국의 외교전략 가운데 북한은 미국의 지역안보 구도에 맞설 수 있는 ’조커’에 해당한다.

8자회동 동참 결정 배경만으로 좁혀 놓고 볼 때 중국은 결국 자국 주도의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의 회담 참가를 설득하다 완강한 반대에 부닥치자 압박이라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8자회동이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 가운데 하나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 일단은 북한과 거리를 두고 대북 관계의 재정립을 모색하고 있긴 하지만 추가로 북한을 고립으로 몰고 가거나 관계를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지, 아니면 관계회복을 위한 손짓을 할지는 판단하기 이르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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