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경협 청사진 구체화…향후 추이 주목

17일부터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북한에 농업과 경공업, 정보산업, 과학기술, 물류, 변경지구기초시설 등 분야에 대한 실질적 경제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함에 따라 향후 양국의 경협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특히 시 부주석의 제안은 차기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지난 2005년 10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방북 당시 제시한 ‘정부인도, 기업참여 시장운영’ 등 이른바 ’12자 대북경협원칙’을 더욱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대북경협의 제도화를 노린 중국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북한과 경협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려는 의지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감지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류샤오밍(劉曉明) 북한 주재 중국 대사가 4일 리룡남 북한 무역상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상호 무역과 투자를 늘려 기초시설건설, 광산자원개발, 광산품가공, 변경지구무역왕래 등 4대 분야에서 조선(북한)과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시 부주석의 제안은 류 대사가 언급한 4대 대북경협 분야에 농업과 경공업, 정보산업 등 기타 산업 분야까지 포함해 중국 정부가 광범위하고도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과 경협을 희망하고 있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시 부주석은 실력과 신용을 갖고 있는 중국 기업의 대북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접경지역을 따라 분포해있는 양국의 국경출입구 건설을 강화해 인원 및 물자 출입의 편의성을 제고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동북진흥계획의 밑그림인 36호 문건에 언급된 주변국가와 ‘일체화’라는 개념을 담고 있는 것으로 대북 무역 및 투자를 활성화해 북한과 경제적 통합도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제시된 경협 청사진은 일단 시 부주석의 제안이라는 형태로 공개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가 후 주석을 대신한 중국 정부 대표이면서 향후 중국의 이끌 지도자라는 점에서 그간 양국 정부 사이에서 물밑 조율을 거친 것일 가능성이 높아 향후 양국 경협의 진로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시 부주석의 방북기간 체결된 각종 협정들의 내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체결된 협정은 경제기술협조협정, 항공운수협정, 자동차운수협정 등 모두 3가지로 이중 경제기술협조협정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가 가장 큰 주목거리다.

특히 2년만에 체결된 경제기술협조협정에는 일단 중국의 식량, 비료, 원유 등 향후 대북원조계획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북한은 이전에도 중국과 경제기술협조협정을 체결해 원조를 받기는 했지만 2005년 10월 후 주석의 방북 이후 2년에 한번씩 협정을 갱신하는 패턴으로 자리잡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제기술협조협정에는 중국의 대북원조계획 뿐 아니라 과학기술 협력을 명목으로 다양한 경제분야의 교류협력 계획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중 양국은 이 협정에 따라 매년 2차례 경제과학기술협조위원회를 열어 양국의 경협 현안을 조율해왔으며, 회의 결과는 차기 협정 체결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시 부주석의 제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17일 시 부주석과 회담을 했던 양협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여러 가지 관련 제안을 듣고 “완전 찬동한다”고 말한 것으로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외교안보연구원의 최명해 박사는 “양국 경협은 후 주석의 방북 이후 경협 청사진이 갈수록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계획화, 제도화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이전까지 중국 정부가 북한을 ‘북핵문제’의 연장선에서 인식하고 관리에 중점을 뒀던 대북정책에서 경협과 교류에 기반한 관여를 통해 북한문제로서 북한에 접근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가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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