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 봉쇄 이후 24개월 만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들어간 열차는 20량 길이의 화물열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화물열차 운행을 시작으로 평안북도 신의주와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을 잇는 육로 무역이 2년 만에 완전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본지는 16일 오전 북한에서 들어온 화물열차가 단둥역에 정차돼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데일리NK 중국 소식통은 중국 공안(公安)의 삼엄한 경계를 피해 단둥역 부근에서 어렵게 화물열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열차는 이날 오전 9시경 북한 신의주에서 북한과 중국을 잇는 철로인 조중우의교를 통해 단둥으로 건너왔다.
본지가 촬영한 사진과 영상에는 흰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방역 장비를 들고 북한에서 들어온 오래된 화물열차 옆을 오가는 모습이 담겼다.
총 20량의 북한 화물열차는 기관차와 1량의 승객칸 그리고 18량의 화물 컨테이너로 구성돼 있었다.
1량의 여객칸에는 북한 측 방역원들과 무역일꾼들이 탑승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물칸에 물건이 일부 실려 있었는지 완전히 빈 상태로 중국에 들어온 것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과 직접 무역활동을 해온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은 2년 만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화물열차가 “식량과 일부 방역 물품을 싣고 곧 조선(북한)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화물열차의 상당부분이 식료품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게 중국 무역업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재 화물열차에 실을 물품들을 방역원들이 소독하고 있다”며 “짐을 열차에 실은 후에도 방역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내일(17일) 바로 조선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하루이틀 가량 중국에 더 머물지는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내부에서도 북중 육로 무역이 곧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된다.
신의주 소식통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늘 아침에 중국 쪽으로 열차가 가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이 많다”며 “3, 4일 전부터 신의주에서도 중국으로 가는 열차가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방역 거점으로 삼고 대규모로 건설한 의주방역장이 완공됐고 신의주 세관도 방역과 관련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나 북한 내부 무역회사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북한 당국이 최근 무역회사에 하달한 구체적인 무역지침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때문에 2년 만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화물열차가 북중 육로 무역의 재개를 의미하는 신호탄인지 아니면 북한 당국의 필요에 따른 일시적 운행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