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中 “단계적 제재 검토”

중국 정부는 25일 북한이 2차 지하 핵실험을 실시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단계적으로 제재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중국 외교부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또다시 핵실험을 실시한 것을 결사반대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을 보면 중국의 불만과 분노의 수위가 짐작된다고 논평했다.

중국 고위층은 북한으로부터 이번 핵실험에 앞서 사전 통보를 받고 강력히 만류했는데도 불구하고 평양 당국이 핵실험을 강행한 데 대해 분노와 함께 안보위기가 닥치고 있음을 실감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은 이에 따라 이번 핵실험 직후 최고위층 주재로 외교부, 당 대외연락부, 당 중앙외사판공실 등 관련 기관들이 당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회의를 열고 단계적인 제재에 착수하는 대응 방안을 검토했을 것으로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외교 방식으로 미뤄 단계적인 대응방안으로는 ▲강경한 내용의 성명 ▲대북 특사 파견과 항의 전달 ▲국제제재 동참에 이어 마지막으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직접적인 제재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은 것으로 짐작됐다.

중국은 뒷마당에서 벌어지는 북한의 본격적인 핵개발이 자국 안보에 직접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에 핵 도미노를 불러오기 때문에 수수방관할 수 없는 긴박한 입장에 처해 있어 이번에 북한에 단단히 쐐기를 박으려 한다는 것이 제재 검토의 이유이다.

베이징 당국은 북한이 지난 2006년 7월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10월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 큰 충격을 받고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분노를 표시하면서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동참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제재에 나서지는 않았다. 북중 수교 60주년을 맞은 올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감싸 안고 가려는 정책적 배려 때문이라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북한이 이런 중국의 입장을 이용, 강경 일변도로 치달아 중국의 대북 유화론자들은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는 분석이 이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주장들이 서방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단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북한이 외부 세계로 나가는 유일한 육로이며 현재 북-중간에는 철도 몇 개와 비공식으로 15개의 도로가 있기 때문에 국경 폐쇄는 엄청난 압력이 된다. 특히 신의주와 마주 보는 단둥(丹東)에는 북한으로 가는 송유관이 연결돼 있다.

중국이 송유관 수리를 이유로 2-3주만 송유를 중단해도 북한의 에너지 사정은 크게 곤란해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시간적 여유를 갖고 방안을 천천히 시간에 옮기는 중국 외교의 특성상 대북 압박이 급박하게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중국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베이징 외교가에 확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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