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네티즌 울리는 ‘탈북여성 김순희’ 비창별곡

▲ 환치우펑윈( 环球风云)에 실린 관련기사 사진

탈북자를 ‘난민’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불법 도강한 ‘범죄자’로 볼 것이냐 하는 것은 탈북자 발생초기부터 중국에서 거론돼 온 문제다.

국제사회에서는 정치난민, 경제난민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중국당국은 북한과 맺은 ‘범죄자 인도조약’의 범주에 넣어 ‘범죄자’로 규정하고 탈북자들을 강제북송 하고 있다. 배가 고파서 국경을 넘은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이다.

90년대 중반 식량난이 시작될 때 중국 동북지방에 30만 명으로 집계된 탈북자 수가 현재 5~1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는 주장도 중국의 강제송환 정책 때문이다.

1978년 7월 북-중 공안당국이 맺은 ‘국경지역안전과 사회질서 유지에 관한 합작 협정(维持边境地区安全和社会秩序的合作协定)’에는 “중조 쌍방은 비법월경사건 발생 즉시 월경자의 명단과 사진을 제공하게 되어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중국 외교부는 탈북자 강제북송이 국제적 비난을 받을 때마다 “조선비법입경자(朝鲜非法入境者)를 국내법, 국제법 및 인도주의 정신에 맞게 처리하는 중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되풀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재외공관에 들어가 망명을 요구한 탈북자들을 중국당국이 한국이나 미국 등 해외로 보내준 사례는 강제북송 사례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중국은 언론을 통해 갑자기 국제 이슈화된 사건 당사자들은 제3국으로 추방시키고, 언론에 나지 않고 조용히 붙잡힌 탈북자는 일괄 강제북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느 중국 기자가 쓴 어느 탈북 여성에 관한 기사가 여러 중국 포털사이트에 게재되면서 중국인들 속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기사는 현재 바이두(百度), 왕이(网易), 시나(新浪), 소후(搜狗) 등 중국 유력 포탈사이트에 실리면서 접속자가 수십만 명에 이르고 있다.

소속 언론사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이밍(佚名) 기자’로 작성된 이 기사는 북-중 국경지역인 창바이산(長白山) 지구를 돌면서 탈북여성 김순희씨를 취재하여 ‘중국으로 탈출한 조선신부의 운명(偷渡中国‘朝鲜新娘’的命运)’이라는 제목으로 포털 사이트에 떠 있다.

기사는 김순희씨의 3차례에 거친 탈출과 두 차례의 강제북송, 재탈북, 북한 노동단련대와 교화소 생활을 상세하고 전하고 있다.

기자는 “중국 동북지방에 비법 월경한 조선여성들이 많이 숨어 산다”고 전하고 “그들은 가난해 조국과 고향을 떠난 사람들로서, ‘조선색시(朝鲜新娘)’라고 부른다”고 언급했다.

이 기사를 둘러싼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닉네임 이모치엔abc(-毛钱abc)은 “이 조선여성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김뚱보(김정일)는 온 입에 기름이 흐르고 호의호식해서 살이 쪘다. 조선을 이렇게 참혹하게 만들었다. 정말 죄악이다”고 분노했다.

sisi268는 “김뚱보는 사회주의 제도의 높은 권력을 이용해 북한주민을 노역(奴役-노예)화 했다. 김뚱보는 또 자기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주려고 한다. 사회주의 겉옷을 입고 봉건통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룽징(龍井)이 고향인 tatacool은 “조선여성들이 요녕성을 벗어나 다른 관내로 들어가면 잡히지 않는다”며 내륙 깊이 들어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닉네임 인솨이판8넨(因帅判8年)처럼 탈북여성을 동정하면서도 탈북자의 대량유입을 경계하는 반응도 있다.

그는 “이런 사람을 동정할 만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반드시 송환해야 한다. 만일 이런 행위를 묵시하면 대규모 난민이 중국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면 첫째, 북한정부를 끌어 당기는데 중국에 불리하고, 둘째, 난민이 밀려들면 동북경제가 붕괴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재중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탈북 여성들의 참상이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과 동정심은 차츰 높아지고 있다.

데일리NK는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해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