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끈질긴 노력으로 돌파구 마련

중국은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도 외교적 냉정을 잃지 않고 북한에 압박과 설득의 두 카드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6자회담 복원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9일 북한이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하자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한 채 ‘제멋대로’ 핵실험을 했다”며 전례없이 강력한 비난 성명을 즉각 발표, 북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그러나 이 때부터 치밀한 계산 아래 북한에 대한 압박과 설득의 수위를 조절하며 전화위복의 계기를 찾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북한을 제재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다각도의 물밑 노력을 전개했다.

동북아의 안보구도상 결코 북한을 포기할 수 없는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 핵실험을 회복 불가능한 파국이 아닌 새로운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당연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

북한 핵실험 이후 중국이 취한 일련의 태도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런 정책적 판단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핵실험 4일 뒤인 지난달 13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실험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결의를 통과시킬 때도 중국은 일정한 선을 그었다. 제재 결의를 원칙적으로 지지했지만 수위에 있어 ‘끊어지지 않을 정도의 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군사제재를 배제시키는 성공을 거두었다.

안보리의 대북 결의 이후 중국은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더욱 치밀한 강온 양면작전을 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대북 압박을 공개적으로 확인시켜 주지 않았지만 국제사회와 북한 모두에 그런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고도의 계산된 전술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북송 화물검색 강화, 일부 은행의 대북 송금 중단, 식량.중유 공급 감축 등 북중 국경지대의 이상 분위기가 점차 확산됐다.

국제사회에는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 공감을 얻으면서 북한에는 응징의 공포를 갖게 만든 것이다. 그러면서도 공식적으로는 대북정책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함으로써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려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포석이 있고 난 후 중국은 특사외교를 통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시작했다.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이 특사로 파견돼 미국과 러시아를 거쳐 지난 19일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다음날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도쿄와 서울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했다. 절묘한 타이밍의 특사 파견이었다.

그러나 2차 핵실험 계획이 없고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가 있음을 김정일 위원장이 밝혔다는 탕 국무위원의 전언에 라이스 장관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것으로 특사외교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물 건너가는 듯 보였지만 중국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두번째 깜짝 중재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미 3자 회동이 그것이다.

중국은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비밀리에 머리를 맞댄 이 회동에서 7시간의 끈질긴 주선을 통해 6자회담 조기 재개 합의를 이끌어 냈다.

선(先) 금융제재를 요구하는 북한과 선 회담 복귀를 주장하는 미국 사이에서 회담 개최 후 금융제재 문제 논의라는 절충점을 찾아줌으로써 북한 핵실험으로 촉발된 위기는 결국 중국의 뜻대로 6자회담이라는 외교적 해법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중국의 노력으로 복원된 6자회담은 그러나 핵 보유국 지위 인정 문제라는 새로운 논쟁거리가 더해져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제재 해제 문제도 북미 간 시각차가 커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를 가진 중국의 역할에 다시금 눈길이 간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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