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김정일 짜증나지만 완충지대로서 北 필요”

북한의 정권 붕괴에 대비한 계획을 준비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중국의 논의 거부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외교 소식통과 중국 학계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지난달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한 것을 포함해 몇 차례 중국 고위급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회담을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김정일의 건강과 26살의 아들(삼남 김정운)이 후계자로 지명된 점 등으로 인해 한반도 안정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 체제 붕괴에 대비해 중국과 논의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중국은 국경을 맞닿은 북동 지역이 불안정에 빠질 수 있는 갈등이 빚어지는 것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관리들은 지속적으로 미국과 함께 북한에 대해 건설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통신은 이와 관련 “중국은 김정일 이후 미래에 대한 미중간의 대화를 북한이 알게 된다면 지금도 상대하기 껄끄러운 북한을 다루기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또한 중국의 지도자들은 김정일 정권의 붕괴 후 민주주의와 미군을 국경선까지 가져올 수 있는 남한에 의해 통일된 한국보다는 완충 지대로의 북한을 보존하고 싶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렌민대학교의 진 칸롱 교수는 “(북한의) 미래에 대한 미국과의 대화가 시급하기는 하지만 북한은 우리가 그들의 미래를 정하는 것에 대해 비난할 것”이라며 “중국 지도층 내에서도 미국에 대한 불신감이 여전히 남아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쿠이 잉주이 전 베이징대 교수는 “지금 김정일에게 짜증나지 않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느냐”며 “하지만 지금 (미국과 중국 및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에서 후계 승계가 실패하더라도 그 이후 붕괴나 통일이 이뤄지기 보다는 중국에 더욱 의존하는 군부가 이후 정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들은 미국을 상대할 수 있는 정치적인 힘이 없기 때문에 중국에 더욱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은 오바마 정부 들어 북한의 정권 붕괴와 이에 따른 붕괴 사태에 대한 논의를 통해 실제 상황에 대비하려는 의도가 분명해지고 있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지난 2월 방한 때 북한 후계문제와 그로 인한 북한 체제 위기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데 이어, 국방부와 국무부 고위 관리들도 북한 급변사태에 관한 대비책이 준비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티머시 키팅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도 지난달 22일 북한의 김정일 사망과 권력승계 과정 등에서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여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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