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김정일 정권 아닌 다른 정권 인정할 수도”

▲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0일 대북한 군사적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북한이 9일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사상 최악을 맞고 있다. 그동안 북한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온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분노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곧바로 북한을 비난하는 성명을 낸데 이어 후진타오 국가주석도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사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료들 사이에서 북한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하게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양국의 50여년간의 ‘혈맹국가’라는 말이 옛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옌쉐통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실험은 중국과 북한의 과거 우호 관계가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단언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번 사태를 정점으로 중국의 대북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하며, 앞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경제제재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 석유-식량 지원 줄일 가능성 높아”

한석희 연세대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 핵실험으로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깨짐에 따라 대북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중국은 북한의 체제 변화를 고려할 것이며, 나아가 국익에 맞는다면 김정일 정권이 아닌 다른 정권을 인정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 교수는 “그동안 고려하지 않았던 대북경제제재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국은 심각하게 고려하게 됐다”면서 “전면적인 제재는 힘들겠지만 부분적인 경제제재를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도 “중국 내부에서 대북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석유 및 식량 지원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향후 경제제재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와 공조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대북 군사적 조치에 대해서는 중국의 근본적인 이익에 배치되기 때문에 찬성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中, PSI 등 미국의 대북압박에 동참 가능성”

중국은 11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결의안 추진에 군사제재를 제외한 나머지 조항에는 찬성의 뜻을 표명했다.

중국은 ‘유엔헌장7장에 근거해 행동한다’는 원안의 표현 대신 경제·외교 제재 조항만이 담겨있는’7장 41조에 근거해 행동한다’는 조항에는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중국은 현재와 달리 대북 경제원조를 상당 부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백진현 서울대 교수는 “북한이 붕괴하지 않는 선에서 압박수위를 높여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 정책을 향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백 교수는 “중국은 북한이 핵을 갖는 것을 반대하지만 북한이 붕괴되는 것을 더욱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핵무장을 그대로 두고 보고 있다간 대만과 일본∙한국까지 이어지는 핵무장 도미노 현상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 주석이 부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과 중대한 국제 및 지역문제를 긴밀하게 협의하길 원한다”고 밝힌 것은 동북아의 핵도미노를 막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신 교수는 “일본의 핵실험 빌미를 제공한 북한의 핵실험은 중국에게 엄청난 타격”이라면서 “중국은 미국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동참하는 등 미국의 대북압박정책에도 일정정도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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