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골동상 “北박물관 유출 시도 ‘채협’은 가짜일 것”

▲ 평양시 중구역에 위치한 조선중앙역사박물관 전경

최근 평양의 조선중앙역사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에 해당)이 희귀 문화재인 채협(그림이 그려진 대나무 상자)을 일본 방송인에게 70만 달러(한화 6억 5800만원)에 팔아달라고 부탁했다는 보도가 나와 국내 역사학계에 충격을 주었다.

지난 6월 10일 일본 TBS가 ‘보도특집-왜 팔려는가, 북조선의 역사적 비보(秘寶)’라는 프로를 방영했는데, 그 내용이 뒤늦게 알려져 이번에 국내에 보도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TBS의 프리랜서 카메라맨 가타노다씨가 북한을 방문하여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부관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직접 문화재를 거래하는 내용을 상세하게 담았다.

북한 정부 관리들의 만성적인 부패와 당국의 허술한 관리로 국보급 문화재가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중앙역사박물관 부관장이 직접 나서서 외국인을 상대로 판매를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일로 우리 역사학계가 받은 충격도 크다. 지난달 31일 이 사실이 보도되자 국내 문화재 전문가들이 “굳이 외국에 팔겠다면 차라리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에 장기 대여하고 대여료를 받는 게 낫다”고 말한 데서도 알 수 있다.

“가짜를 흥정했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연 그런 일이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특히 북한문화재 유출의 ‘교두보’인 중국 단둥의 관련업자들은 대부분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단둥에는 지금도 100~150 명의 골동품 상인들이 대형 상가를 형성하고 남한 골동품 브로커들에게 북한문화재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 단둥에서 10여 년째 북한의 문화재를 판매해온 채정인(가명)씨는 최근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생각해 보라. 중앙역사박물관 사람들이 모가지(목)가 몇 개나 된다고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이 90년대 후반처럼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또 설사 어렵다 하더라도 대놓고 외국인과 문화재를 몰래 흥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북한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절대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 씨는 “그 정도 보물이면 (몰래 팔다)사형까지 당할 수 있다”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90년대 후반 북한 박물관에서 가짜 문화재를 유출한 경우는 있는 것으로 들었다”며 이번에 보도된 채협이 가짜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또 다른 골동품 상인 이명희씨도 “1년 전 북한의 박물관 쪽에서 일본 천황이 사용하던 칼(군도)이 있으니 팔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일본 사람을 소개시켜준 일이 있는데, 가짜로 드러나 망신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도 ‘가짜’일 가능성을 내비치며 “북한 사람들은 그런 거래를 할 때 대개 남한 사람들이나 일본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자칫 (남조선)간첩으로 오인받아 처형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씨는 90년대 초반부터 북한의 문화재를 팔아온 베테랑. 한때 국보급 골동을 구입하려고 중국인 신분으로 개성까지 들어갔다가 간첩혐의로 체포돼 1년간 북한 감옥에 있다가 나온 ‘북한 문화재 유출의 산 증인’이다.

이번에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 몰래 팔려고 한 유물은 1931년 조선고적연구회가 평양에서 발굴한 서기 3세기의 채협으로, 당시 ‘초일류의 세계적 유물’이란 평가를 받은 귀중한 유물이라고 일본 TBS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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