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계륵’ 北 못 버리겠지만 관계복원엔 속도조절할 것”

북한의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정무국부위원장이 2박 3일간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도 진행됐는데요.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에 힘들어하면서도 핵·경제병진노선을 고수하며 미사일 발사시험도 강행했습니다. 북한당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3일은 북한 리수용 부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면담 내용을 분석해 보고, 북한 당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나오셨습니다.

1. 지난달 31일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강행했고, 동시에 리수용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미사일을 발사하고, 중국을 방문하는 이러한 상반된 행보는 어떻게 봐야할까요?

북한판 강온양면(强溫兩面)전략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사일을 발사해놓고도 오히려 그것을 등에 업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는 건 이례적이지만, 북한은 그런 나라입니다. 자기네들이 약소국임에도 불구하고 핵과 장거리미사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나라에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또한 북한의 매체에 의하면, 시 주석을 만나서도 자신들의 새로운 병진노선을 분명히 얘기했고, 중국도 이에 대해 일정 부분 동의한 것처럼 밝히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하고 병진노선도 고수해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겠다는 뜻을 중국에게 분명히 보여주고 싶은 의도인 것 같습니다.

2. 결과적으로 미사일 발사 시험이 실패했습니다만 만약 성공했다면 중국에 머물고 있던 리수용 부위원장의 위상과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크게 상관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을 활용하려는 전략이 숨어 있었거든요. 왜냐하면 미국은 중국을 계속 포위하는 형국이었습니다. (미국은) 베트남에 가서 무기 수출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G7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의 남진 정책을 비판하고, 또 대만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는데 친미정부가 들어섰어요. 그렇다 보니 (중국은) 북한을 끌어들여서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와 관계없이 시진핑 주석과 리수용이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3. 지난 1일 리수용과 시진핑 주석의 면담이 진행됐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의미 있는 내용은 무엇인지 분석을 좀 해 주시죠.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중국과 북한 모두 ‘우호협력’을 강조했어요. 둘 다 관계를 복원하자는데 합의를 한 것 같습니다. 지난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북중관계가 굉장히 나빠지지 않았습니까. 한국과 중국 간에는 6차례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북한과는 한 차례의 정상회담도 없었어요.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중국이 전격적으로 리수용을 불러들였다고 하는 것은 관계개선을 통해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국제적으로 얻을 것이 있었기 때문에 부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는 미국 견제 위한 하나의 포석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고, 북한이 마냥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 전략적인 가치가 있다는 것을 중국이 이번에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핵문제에 대해 반대한다든가 모든 국가들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해야 된다든가 하는 등의 얘기가 있었습니다만,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고요. 결국은 중국이 북한을 이용해서 동북아에서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점이 강하게 표출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회담 결과에 대해 북한은 ‘새로운 병진 노선은 추호도 변함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한 반면, 중국은 ‘북중관계를 중시한다’고는 했지만, 북한의 새로운 병진노선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차이가 느껴지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중국은 비핵화해야 된다고 하지 않았고, 북한도 핵·경제병진노선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새로운 병진노선이라고 얘기를 함으로써 핵문제가 이슈화되는 것을 피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서로 유리한 것만 발표했다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기본적으로 중국도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선 특별한 합의가 없었다, 서로 각자의 의견만 표출했다고 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이번 만남이 실질적인 효과의 도출을 위해 만났다기보다는, 북한 입장에서는 당 대회 이후에 김정은의 위상을 중국으로부터 취임 받고 싶었을 겁니다. 또 중국은 북한을 끌어들여서 세계에 “중국을 너무 무시하지 말라, 압박하지 말라. 언제든 우리는 북한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들을 보여주는 등 상징적인 만남을 이루는 데 주안점을 뒀을 거라 봅니다. 때문에 우리가 봤을 때 온도차가 보일 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5. 시 주석이 북한 고위급 인사와 면담한 것은 3년 전 최룡해 이후 처음인데요. 그때와 비교해 보면 달라진 북·중관계의 모습이 있을까요?

3년 전에는 시진핑 주석이 정말 냉랭했어요. 웃지도 않고 아주 화난 표정을 짓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아주 상징적인 사진이 나왔죠, (시진핑 주석이) 리수용과 만나면서 웃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북중관계가 복원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죠.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골치 덩어리인 게 분명하고 핵문제 때문에 피곤한 것도 사실이지만, 북한이 가지고 있는 전략적·지정학적 위치를 버릴 수 없을 겁니다.

우리가 소위 ‘계륵(鷄肋)’이라고 하죠, 먹을 것도 없는데 버리기도 아까운 것이라는 뜻인데요.  이처럼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계륵과 같이 완전히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운거죠. 왜냐하면 북한이 없으면 중국이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모습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없으면 중국은 바로 한국과 국경을 접해야 하는 데다, 한국은 아직까지 친(親)미 국가이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북한은 중국에게 아직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죠.

따라서 북중 관계가 앞으로 복원되는 쪽으로 갈 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주 속도 있고 빠르게 (북중 관계가) 복원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핵문제도 아직 남아있는 상태고, 북한은 계속 자주(自主)를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의 말을 듣지도 않고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확실히 맞지 않는 한 우리가 우려하는 만큼 관계가 속도 있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6.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과 중국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대북제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의 입장이 바뀌는 건가요?

식량지원문제는 일부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 식량이 부족한 상태거든요. 2015년에 약 30~50만 톤의 식량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이 식량지원을 해주면 좋겠죠. 그래서 이 같은 언론의 보도들이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북한이 100만 톤의 식량지원을 요청했는데 중국은 50만 톤 정도는 해줄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북중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보도를 낸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중국은 현재 2270호 유엔안보리결의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고, 일탈하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민생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과 교류협력을 할 수 있도록 돼 있고, 원유수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일정 정도 경제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식량도 그렇지만, 지금 신(新)압록강 대교도 개통을 못하고 있고 황금평 개발 문제 등이 남아있죠. 이와 관련해서 중국이 이전보다는 적극적인 대북지원에 나설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해봅니다.

7. 일각에서는 미-중 전략대화를 앞두고 북한이 중국을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그렇게까지 전략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미중 전략 및 경제대화가 6월 6, 7일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만, 여기서 분명히 북핵문제가 의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불리하죠. 북한 입장에서는 주변의 모든 나라들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모습이 절대 좋지 않잖아요.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5개 국가를 분리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북한은 남한에 대화 제의를 계속한 것으로 보이나, 그게 잘 안 통하니까 중국을 끌어들인 게 아닌가 싶어요. 중국을 끌어들여 (국제사회가) 자신들을 지나치게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죠. 그래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략적인 가치와 중국에 대한 전통적 혈맹관계를 강조하면서 중국의 환심을 사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5차 핵실험은 아마 일정 기간 동안 하지 않겠다면서도, 다만 중국이 북한의 편을 들어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8. 미-중 전략대화에서 북한 핵문제가 분명히 나올 텐데요. 전망을 좀 해주신다면 어떤 합의점이 찾아 질 수 있을까요?

미국이 지금 대북제재를 계속 강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반면에 중국은 (북한과)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미국과 중국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물론 비핵화에는 동의하지만, 비핵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에 있어서는 미중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특히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한반도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는 문제도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 같고,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서도 심각한 대립이 있을 것 같거든요. 때문에 (미중이) 쉽게 문제를 풀고 합의하는 것은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9. 미국이나 중국이 북한 핵을 ‘비핵화’가 아닌 현재 조건에서 ‘동결’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항간에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동결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거든요. 비핵화가 전제조건이다, 동결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게 미국의 입장입니다. 다만 미국 워싱턴 일가에서는 사실상 북한은 핵보유국이나, 다만 이것이 외부로 퍼지는 것을 막아야 될 때라고 보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핵 동결과 평화협정을 위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죠.

그러나 당장은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호락호락하게 나오려면 강력한 제재로 도저히 살 수 없을 지경이 돼야 할 텐데, 벌써부터 중국으로 인해 제재에 구멍이 숭숭 뚫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이번에 미국 재무부가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국가로 지정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개별적으로 북한을 제재하면 안 된다” “유엔안보리제재는 가능하지만 개별적으로 북한을 제재하고 자극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즉, 소위 자금동결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통하기 어려운 것이죠.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각종 은행을 통해서 자금세탁을 한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자기 명의로 하지 않고 중국 사람의 이름을 사용한다든가 차명 계좌를 통해 북한으로 송금하고 있어요. 이것을 찾아서 제재를 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인데, 중국은 그에 대해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죠. 그렇다면 돈이 계속 북한에 들어가는 것이고, 결국 북한이 미국에게 항복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따라서 대화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10.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석 달째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방중(訪中)의 가장 큰 목적이 제재완화에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을 동원해서 자기네들에게 가해지는 제재를 완화시키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봐요. 중국이 북한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북한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때문에 이번에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리수용이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얘기를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북한이 얻은 게 상당히 있다는 것이고, 앞서 말씀하신대로 제재 완화에 대한 묵시적인 동의는 받은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 두고 봐야겠지만 (중국이) 식량지원도 할 것 같고, 가장 큰 문제는 김정은과의 정상회담문젠데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이번에 리수용이 가고 1년 후에 북중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거든요. 예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2005년 당시 김정일이 장쩌민 중국 전(前)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는데, 1년 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중국과 물꼬를 트여놓은 덕분이었죠. 그때처럼 이번에도 리수용이 먼저 가서 물꼬를 트고 김정은이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도 높습니다.

11. 6월 2일부터 유엔 회원국들은 대북제재 안보리 결의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제출해야하는데요. 현재까지 진행된 대북제재의 성과점을 말씀해 주세요.

우선 한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탈북을 감행하고 있는데요. 이는 제제의 효과라고 봐야겠습니다. 또한 제제로 김정은의 통치자금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EU를 비롯해 스위스나 모든 국가들도 제재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김정은이 가지고 있는 통치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죠. 또 사치품 수출입이 금지됐고, 스위스도 여기에 동참하는 바람에 북한이 더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의 독자제재를 중국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큰 성과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제재를 통해 북한으로 송금되는 창구들이 축소되는 등 일정한 효과는 있을 것이라 봅니다. 북한의 선박들이 해외에 기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북한이 받고 있는 타격으로 분류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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