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후계 지원’ 北 ‘6자 재개’ 최종 사인?

김정일이 지난 5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방중,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중 밀약(密約)’이 천안함 이후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에서 18일까지 방북하고 돌아온 중국의 우다웨이 한반도특별대표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셔틀외교를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일이 전격 방중 함에 따라 한미의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기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김정일의 방중 전만하더라도 우 대표의 6자회담 재개 노력으로 대화국면으로 향하는 모멘텀이 생성됐지만 빠른 시일에 국면전환은 어렵다고 전망됐다. 하지만 김정일이 방중하면서 북·중이 한반도 국면전환 노력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우 대표가 북·중 협의 결과인 ‘3단계 중재안'(미북 접촉→예비회담→본회담)으로 한·미·일·러 등을 설득하는 한편, 북·중 최고 지도부인 김정일과 후진타오가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에 대한 ‘빅딜’을 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미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변화를 전제로 대화를 재개할 것임을 천명해 왔다. 그러나 중국이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에 대한 북한과의 협의 결과를 토대로 ‘셔틀외교’에 본격 나서면서 외교가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현재 천안함 대응조치와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지적이 정부 안팎에 일고 있으며, 한미 당국도 언제까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대화를 미뤄둘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북·중 정상회담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중국에 김정일 방중 내용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특히 김정일이 후진타오와의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모종의 약속을 했다면, 우 대표의 6자회담 재개 셔틀외교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며, 6자회담 당사국들도 이러한 북·중의 대화재개 공세를 계속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고위 당국자는 “중국의 관심사는 현재 (한반도) 상황이 긴장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고 ‘비핵화목표에 충실하게 노력하자, 6자회담 재개 노력하자’는 것”이라면서 “우다웨이 대표는 한국도 같이할 부분을 같이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유엔총회에서도 6자회담 관련 당사국들의 협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갖고 각국을 설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외교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30일 “UN총회에서 회원국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소이기 때문에 그러한 기회를 이용해서 여러 가지 양자나 또는 소그룹의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히 “특별히 김정일 위원회장의 방북 결과와 관계없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관련해서 정부는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를 해오고 있고, 그러한 일환의 하나로서 관련국들과의 협의는 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확고히 한다면 내달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6자회담과 관련한 직접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이 천안함 사건 이후 한미 안보동맹 강화에 따른 견제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미 안보동맹에 대응해 북중 동맹을 과시함과 동시에 중국은 경제지원 및 후계체제 지지를 약속해주고, 북한은 6자회담 참여 등 한반도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것임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중국이 북한에 경제지원을 해주는 대신 북한의 6자회담 재개에 노력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아내고, 이러한 맥락에서 향후 대화 재개를 위한 행보를 본격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천안함 이후 대북 제재 구도를 벗어나려는 김정일과 한반도 현상유지 및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후진타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김정일이 방중한 것”이라면서 “이번 김정일 방중으로 중국은 대화 국면 전환을 위한 행보를 더욱 적극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천안함 사건 이후 군사훈련 등으로 한미 안보동맹은 강화되고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북중 동맹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임박한 상황도 김정일의 방중을 부추겼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일의 이번 방중으로 북중 혈명관계를 과시해 미국의 금융제재의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면서 “후진타오가 그동안 해온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면, 미국의 금융제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