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논리 앞세워 北 압박하나

“결국 돈문제가 아니겠습니까”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북한과 교역을 하고 있는 한국인 사업가 K씨는 올해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철수 움직임에 대해 “북.중 양국 관계가 예전에 비해 싸늘해진 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경제적 논리에 따른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최근 단둥시 인근의 한 의류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기술자 70명이 철수한 사건을 놓고 단둥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가들은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류공장을 운영하는 한국인 사업가 L씨는 “사실 북한 봉제공들이 중국 사람들이 차지할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는 게 현지 노동당국의 시각”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서너 달 전부터 입국 조건이 까다로워지기는 했지만 새로 중국으로 들어오는 북한의 봉제공들도 있고 이들이 중국 기술자들에 비해 봉제기술이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장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현재 단둥을 비롯해 동강(東港)과 잉커우(營口), 선양(瀋陽) 등지의 봉제공장에 파견돼 일하고 있는 북한 재봉 기술자들은 대략 800∼1천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단둥지역의 대북무역 종사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에도 현재까지 북한과 무역을 제한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향후 모종의 파장이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냉랭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앞으로 경제적 논리를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북한과 교역이나 경제교류가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최근 단둥지역에서는 보세구역을 통한 무관세 수출마저 제한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어 북한에 원.부자재를 들여보내 의류를 가공한 뒤 한국으로 수출하는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는 북한에서 들여온 의류를 다시 중국으로 가져와 마감처리를 한 뒤에 보세구역을 거쳐 무관세로 수출을 해왔으며, 중국도 그간 남북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인정해왔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25%의 보증금을 내면 무관세로 수출을 허용하고 나중에 보증금을 환급해주는 현행 제도가 폐지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단둥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남북 임가공 무역에도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단둥을 거쳐 북한에 제공되는 원유에도 경제적 논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북원유지원은 무상과 유상, 차관 등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유상으로 제공되는 원유는 국제시세와 시장가격, 중국의 원유수급 상황과 연동되는 등 그때그때 지원량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단둥의 한 소식통은 “금년 봄에도 한동안 북한으로 원유가 나가지 않았고 최근에는 양도 많이 줄어 들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중국도 원유가 부족하고 기름값이 많이 올라 북한에 지원되는 원유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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