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발회사, 혜산시에 합영기업 설립 합의”

중국 지린성(吉林省) 창바이(長白)현이 대북 투자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 랴오닝성 경제 간부들이 양강도를 방문해 합영기업 설립을 합의하고 구체적인 실무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영기업이 세워지면 중국은 자본을 투자하고 북한은 노동력을 제공한다. 


중국은 량강도 혜산 등과 접경하고 있는 창바이를 ‘국가급경제무역합작구’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아래 대북경협 및 통상, 관광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이달 14일 티엔바오전(田寶珍) 청진 주재 중국총영사 일행이 최근 중국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창바이현을 방문해 대북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합영기업 설립도 창바이를 거점으로 한 북중교역 활성화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2일 “함경북도 나진과 신의주 황금평 개발에 이어 양강도 혜산에서도 합영기업을 세우기 위해 중국으로 경제일꾼들을 파견하고 있다”면서 “혜산시에 중국과의 합영기업을 세우기 위해 창바이현 투자자와 개괄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혜산에 세워질 합영 기업은 여성 2500명이 근무할 수 있는 가발공장으로 당국은 중국과 합영계약을 맺고 공장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중국 경제 관료의 방문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합영기업 관련해 이 투자자와 혜산시 인민위원회 개발국과 막판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무산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투자자는 종업원 관리 및 화물 이동 절차 간소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북한의 열악한 전기 사정과 운송 여건, 근로자들의 숙련도가 낮아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외화벌이에 목말라 있는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계약을 성사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특히 이번 합영기업은 과거 합영기업과 달리 중국인 기업인들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해 직접 공장을 운영한다. 개성공단과 같은 방식이다. 과거 합영회사는 보통 외국 기업들이 자본을 투자하고 북한 경제 관료가 기업 운영을 대리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가발공장 설립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은 큰 것으로 보인다. 가발공장 노동자로 일하면 1개월에 1800원을 받는다. 월급은 전액 당국에 귀속되지만 북한 직장보다 많은 양의 배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남한 기업들이 들어와 있는 개성공단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이 들어와 그곳서 일하게 되면 개성공단 노동자들처럼 좋은 처우와 배급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윤덕룡 대외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합영기업 설치를 북한의 경제개방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중국기업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사람을 중국에 내보내거나 중국 기업의 시스템을 들여오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외부 세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북제재 강화로 합법적인 외화벌이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