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對北 외화반출입 절차 강화 의미

중국이 북중 양국을 오가는 운전기사들에게 외화휴대증명 발급을 중단키로 한 조치는 우선 외환관리와 무역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중 교역량의 80% 가량이 통과하는 단둥에서 화물을 싣고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트럭기사들이 양측 무역업자로부터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돈 전달 심부름을 해온 것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비밀이다.

단둥의 조선족 대북무역업자 J(36)씨는 “북한에서 물건을 넘겨 받으면 대금은 주로 트럭기사를 통해 화물주에게 전달하곤 한다”며 “50위안(약6천원)에서 100위안(약1만2천원) 정도만 기사에게 쥐여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은 비단 단둥 뿐 아니라 두만강 접경지역의 싼허(三合), 투먼(圖們), 난핑(南平), 카이산툰(開山屯) 등 북한과 교역 창구로 이용되는 다른 세관들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운전기사를 통해 주로 달러인 외화로 무역대금을 지급하는 것은 중국의 외환관리규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불법이라는 사실이다.

5천달러 이상을 가지고 출입국을 할 때는 은행에서 증명서를 받아 세관당국이나 외환당국으로부터 외화 휴대증명을 받거나 승인을 받아야만 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거래 단위가 몇만 달러 안팎인 양국의 소규모 무역상들은 이런 절차를 밟지 않고 트럭기사를 통해 음성적으로 대금을 주고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돈 심부름에는 주로 100달러 지폐가 이용된다. 부피도 크지 않아 몇만 달러 정도는 신고를 거치지 않고 쉽게 몸에 지니고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 세관당국이 이들에게 외화휴대증명을 떼주지 않기로 한 것은 이전까지 증명서를 발급해주던 것을 돌연 금지했다기 보다는 운전기사들에게 ’외화를 몰래 반출입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단둥의 한 대북무역업자 K씨는 이와 관련, “이전에도 그런 것 없이도 돈을 주고 받아왔는 데 이제와서 휴대증명을 떼주지 않겠다고 하는 통지한 것은 사실상 운전기사를 통한 외화 반출입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단둥의 대북무역업자들 사이에서는 세관당국의 이번 조치가 그간 제대로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는 보따리 무역을 정부가 투명하게 관리하고 불법자금의 반출입을 막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제부터는 소규모 무역이라도 당사자나 실무자들이 직접 외화휴대증명서를 발급받아 상대측에게 직접 대금을 지급해야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역거래의 투명성이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화 반출입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정상적 무역절차를 거치지 않은 밀수가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가 작년 11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통과된 ’돈세탁방지법’이 올해 1월1일부터 실시되기 시작한 직후에 내려졌다는 사실도 시기적으로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랑성(郞勝) 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공작위원회 형법실 주임은 작년 10월31일 ’돈세탁방지법’이 통과된 날 “이 법률이 제정은 불법자금에 대한 감시.통제와 추적조사를 강화해 불법자금의 주변국가 유출과 중국 사회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을 빌자면 중국 세관당국의 이번 조치는 무역을 빙자한 외화 밀반출입을 근절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돈세탁방지법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하는 측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중국 정부의 추가 대북제재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북한이 제2차 핵실험 등 추가 상황악화 조치를 자제하고 있고 6자회담 재개 등 대화 분위기가 성숙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추가 대북제재 조치를 취해 북한을 자극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오는 6월 ’자금세탁방지 금융대책기구(FATF)’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음성적 관행을 근절하고 사전에 외환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관측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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