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 UEP ‘판단 유보’ 왜?…”안보리行 반대”

중국의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과 관련해 ‘판단 유보’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오는 19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고위 인사가 공개적으로 북한의 UEP에 대해 ‘판단 유보’ 입장을 밝힌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추이 부부장은 14일 오후 베이징 외교부 청사 부속 건물에서 열린 란팅포럼에서 중·미 관계 기조연설을 마친 뒤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대해 “내 이해에 따르면 중국은 아직 (관련 시설을) 본 적이 없고 미국 전문가들이 본 것”이라면서 “그들도 제대로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일은 아직까지는 완전히 명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이 문제를 안보리에 상정, 북한 제재를 논의하자고 했을 때 중국이 동의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이 같은 입장이 나왔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9∼13일 지그프리트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 등을 초청해 영변의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 시설을 공개했으나, 중국으로선 이를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최춘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판단 유보’ 자체가 6자회담 조기 개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 것”이라면서 “6자회담이 열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도 들여보내 UEP를 확인할 수 있다는 우회적 강조”라고 풀이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어 “중국으로서는 UEP 문제의 안보리 행(行)으로 6자회담 개최 조건이 하나 더 붙는 것보다 조건이 붙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외교소식통도 “북한의 UEP문제가 안보리로 갈 경우 어떤 식으로든 북한을 압박할 수밖에 없고, 6자회담 재개에 전력투구하는 중국 입장에서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어 ‘판단 유보’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추이 부부장은 “한반도 핵문제의 과거 처리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 문제를 처리할 더욱 적합한 무대는 안보리가 아닌 6자회담”이라고 말했다. 북한 UEP문제의 안보리 상정에 반대의 뜻을 밝히면서 6자회담 조기 개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북핵문제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이는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고위 인사의 이 같은 UEP관련 입장 발표로 정상회담 결과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북한의 UEP 문제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핵없는 세상’ 구현에 핵심의제다. 때문에 미국은 북한 UEP를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도 같은 입장이다. 하지만 안보리 의장국인 중국이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북한 UEP에 대한 유엔 안보리 논의 등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추이 부부장의 발언은 중국이 UEP 논의를 의도적으로 외면하려는 태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북핵문제 논의 전망에 부정적인 기류도 엿보인다.


그러나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외무·국방장관들 사이에서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한 의제들이 이미 조율된 상황이기 때문에 추이 부부장의 발언은 회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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