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김정일의 건강 이상에 대한 우려가 커가면서 지난 9월 이후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군병력을 증강하는 한편 울타리 설치도 늘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FT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 중국 인민해방군이 북한의 정정불안이나 정권의 붕괴로 인한 난민의 유입에 대비해 국경선을 따라 병력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병력 증강은 북한의 핵프로그램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중국의 병력 증강이 ‘극적’(dramatic)이지는 않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은 국경 주요 지역들에 울타리를 더 많이 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미 당국이 김정일이 아직 스스로를 통제할 만한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현 건강 상태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 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 중국 정부가 김정일 사후의 정치적 변동에 대비하는 비상계획을 논의하자는 미국 정부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은 미국 당국자들이 북한의 지도체제 변화와 관련된 중국의 견해를 측정해보려고 했지만, 중국은 이런 논의 자체가 평양을 자극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에 대한 논의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군사외교 담당자들은 ‘김정일 이후 시대’를 계획하는 것이 북한 지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외부 세계가 북한에 대해 적대적으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생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2일 취해진 북한의 핵 시료채취 거부와 관련, 미국의 한 관리는 6자회담의 재개가 일시적으로 어렵게 됐다면서, 문제는 시료채취 절차 자체보다는 북한의 체면을 손상하지 않고 문서에 담아내는 방법에 달려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