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노동자, 고된 노동과 생활총화에 ‘차라리 귀국하겠다’”



▲지난달 초 데일리NK 특별취재팀은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에 위치한 의류 공장 단지인 ‘중소기업부가화지’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을 포착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인 근로자들과 철저히 분리돼 생활해야 한다. 생산을 관리하는 이들은 모두 중국인이지만, 이들의 생활 감시와 통제는 북한에서 파견된 관리자가 직접한다고 한다. 한편, 해당 공장은 외부인 출입은 물론 사진 촬영도 철저히 금지된다. / 사진=데일리NK 특별취재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수산물가공 및 의류 공장 등에 파견된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하루 13시간 이상의 고된 노동에도 월 100달러 정도밖에 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상 통제를 위해 매일 실시되는 생활총화와 외출통제 및 감시 등에 지쳐버린 일부 노동자들은 “차라리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지 취재팀과 접촉한 단둥 무역업자 소식통들에 따르면, 단둥에 파견된 2만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은 철저한 감시와 통제 속에 장시간의 노동을 해야 한다. 보통 3년 동안 일을 하게 되는 노동자들은 100달러 남짓의 적은 월급을 받지만 이를 착실히 모으면 북한에서 넉넉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간부들의 통제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북한과 계약을 체결한 중국 회사가 북한 노동자 1인에게 지급하는 돈은 평균 500달러 내외다. 그러나 이 월급은 해당 공장에서 노동자들을 관리·감독하는 북한 간부에게 먼저 들어간다. 이 간부가 500달러 중 300달러를 당(黨) 자금으로 상납하고 자신의 사업비용 등으로 약 50~100달러 정도를 챙긴 다음, 남은 돈 100달러 정도를 노동자 개인에게 지급한다. 

임금뿐만 아니라 숙소나 식사도 중국 노동자들에게 평균적으로 제공되는 것보다 훨씬 열악하다. 중국 회사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인건비 외에도 식대와 숙소비, 생활환경비 등을 부담하는데, 계약 조건대로 월급에 이 금액이 포함, 이미 지급했기 때문에 북한 간부들은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비용을 최대한 지출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얼마 전까지 단둥 내 수산물가공회사의 품질관리 감독으로 일했었다는 한 소식통은 “단둥 공장서 일하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은 보통 새벽 5시 반에 출근해 하루 13시간 이상의 노동을 감내하고 있다”면서 “특히 ‘무균 상태’를 원칙으로 하는 수산물가공회사 공장 규정상, 이들은 하루 13시간 이상 무균복을 입은 채 말 한 마디 하지 못하고 일에만 몰두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 투먼시에 위치한 의류 공장 단지 ‘중소기업부가화지’ 근방에서 포착한 북한 여성 노동자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은 공장 내에서 동일한 색상의 유니폼을 입고 지내며, 외출은 물론 근처로의 이동 시에도 2, 3명씩 조를 이뤄 움직인다. / 사진=데일리NK 특별취재팀

그는 또 “유일하게 숨을 돌릴 수 있을 때가 식사 시간이지만, 식단은 밥에 한두 가지 반찬이 전부인 ‘한심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공장 대부분이 시내로부터 10~30리 정도(약 4~12km) 떨어진 미개발 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숙소도 그 근방에 마련돼 있다. 많게는 수백 명에 달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10명씩 한 개 조를 구성해 좁은 숙소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일 하다가 종종 다치는 노동자들도 봤는데, 치료를 위한 외출이나 조퇴마저도 북한 측 관리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당장 병원 가는 것을 못하게 하더라”면서 “그런데 북한 관리자들은 중국 회사로부터 인건비를 선불로 받아놓았다는 이유로 북한 노동자들에게 치료를 위한 짧은 휴식도 쉽게 주지 않더라. 고된 노동에 못 이겨 귀국을 요청한 노동자도 있었지만 받은 인건비만큼의 일을 하라는 답만 받고는 아픈 몸을 이끌고 파견 기간을 다 채웠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물품은 화장지와 칫솔, 치약, 비누 정도”라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월급 전액을 다 갖지 못한다는 건 알지만, 중국 간부 입장에서 월급도 지급했는데 추가 비용이 많이 드는 걸 달가워할 리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고된 노동에도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사상 통제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거의 매일 이뤄지는 생활총화와 외출 감시 등으로 육체적 피로뿐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단둥서 의류 공장을 운영하는 한 대북사업가는 “생산직의 경우 당일에 받은 일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를 평가하고 다음날 할당량을 조정하는 차원에서 북한 측 관리자가 노동자들을 데리고 매일 생활 총화를 진행한다”면서 “하루 일과를 성찰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단, 일 못하는 노동자를 다른 노동자들 앞에서 본보기로 추궁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적과 추궁이 매일 반복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말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말에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간식거리를 사는 북한 노동자들을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휴가 겸 외출이 한 달에 이틀뿐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면서 “러시아로 파견된 노동자들은 그나마 삼삼오오 돌아다니며 아르바이트도 한다고 하지만, 단둥 쪽은 외출조차 쉽지 않아 그런 건(청부업 등) 상상도 못한다”고 밝혔다.

특히 단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매달 받은 월급을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한다는 일부 보도와는 달리,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3년이라는 파견 기간이 끝난 뒤에야 모아뒀던 돈을 가져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가는 “노동자들이 월급을 매달 받을 수 있는지 혹은 3년 간 (관리자에게) 맡겨뒀다 귀국 전 받는지는 관리자에 따라 다르지만, 인편으로 송금한다는 건 알려진 것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돈이든 편지든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려면 전부 관리자가 승인 후 직접 처리해줘야 하는데, 개인적인 용무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북한 노동자들도 ‘차라리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3년을 버틴다”고 부연했다. 



▲중국을 비롯한 유엔의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인건비 절감을 위한 중국 공장의 북한 노동자 고용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 시계방향부터 연길 지역의 한 의류 공장과 투먼에 위치한 중소기업부가화지 그리고 도문시대학생창업기지. 모두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해 가동되고 있다. / 사진=데일리NK 특별취재팀

한편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음에도 중국 각 지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복수의 대북 사업가들에 의하면, 현재 단둥에만 2만여 명이, 훈춘(琿春)과 투먼(圖們) 지역에 각각 2천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돼 있다. 중국 당국이 개별 기업들이 합법적인 계약을 체결해 북한 노동자들을 채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중국 기업들은 저렴한 노동력을 3년 동안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단둥서 대북 의류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은 한 번 파견되면 3년간 이탈이 거의 없이 일을 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추구하는 중국 업주들에게 인기가 많다”면서 “최근 중국 노동자들 인건비도 계속 오르고 있어 고용하기가 쉽지 않은데, 북한 노동자들에게는 비교적 낮은 임금을 주고도 충실하게 일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옌지의 한 소식통도 “북한 노동자들이 합법적으로 중국에서 일을 하려면 중국 위생국의 신체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곳에선 하루가 멀다시피 수십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신체 검사를 받고 있다”면서 “이렇게 신체 검사를 받는 북한 노동자 숫자가 한 달에 수백 명에 달한다. 지속적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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