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폭력영화 모방 북한 중학생 ‘칼부림’ 사건 발생”

최근 북한에서 잔인한 복수전을 그린 중국영화나 드라마를 모방한 청소년들의 폭력, 살인 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청소년들은 중국 영화를 보고 칼을 소지하고 다니고 영화속 장면을 모방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6월 말 만취한 중학생들이 지나가던 제대 군인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주민들은 ‘요즘 초저녁에도 밖에 나서기 무섭다’ ‘청소년 폭력 사건이 과거보다 많아졌다’는 등의 말들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 혜화중학교 5학년 학생 두 명은 만취한 상태에서 길을 지다가던 제대 군인과 어께를 부딪쳤다. 시비가 붙은 제대군인이 반말을 하자 이에 흥분한 학생 중 한 명이 몸에 지니고 있던 칼로 제대군인의 복부를 찔러 사망케 했다.


소식통은 “폭력적인 중국영화를 즐겨 보는 학생들이 평소에 칼을 가지고 다닌다는 주변의 말들이 많다”면서 “이번 사건을 저지른 학생도 평시 폭력적인 영화를 즐겨 봤고 살해 당시 영화 장면처럼 행동했다는 것이 목격자의 말이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원래는 제대군인을 죽이고 도망간 범인을 잡지 못했는데 ‘자수하면 용서한다’는 내용의 보안서 포고를 본 학생들이 자수했다”면서 “그나마 범인이 잡혀서 다행이지만 주민들은 ‘요즘 학생들을 피하는 것이 변을 피하는 것이다’고 말할 정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국이) 한국 드라마를 단속하자 학생 대부분이 중국 드라마나 영화를 즐겨 보고 있다”면서 “중국 영화에는 복수전을 그린 영화가 많아 이를 본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폭력적인 말과 행동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에선 착한 것 같은 아이들도 학교에선 깡패처럼 행동해 부모들이 사고를 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당국은 자본주의 요소가 포함된 한국 영화를 통해 주민들의 의식이 변하는 것을 우려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체제 유지에 급급한 나머지 폭력 내용이 많은 중국 영화에 대한 단속을 하지 않아 한참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질서를 바로잡겠다고 벌인 한국 영화 단속이 오히려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행위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됐다. 모든 영상물이 김정은 일가의 우상화 선전 내용이 주류인 북한 영화는 청소년들에게 재미가 없는데다 한국 영화에 대한 단속이 지속되자 주민들뿐 아니라 청소년들도 중국 영화에 관심을 돌렸다. 중국 영화는 한국영화에 비해 구하기가 쉽고 중국 조선족을 대상으로 한국어로 제작돼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