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방정부, 라진항 도로 500억원 투자”

중국 지린(吉林)성 정부가 한화 500억원에 달하는 3억위안을 직접 투자해 북중 국경인 함경북도 은덕군 원정리에서 라선특별시 라진항에 이르는 도로를 현대화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지투(長吉圖) 선도구’ 사업 일환으로 라진항 진출에 주력하는 지린성이 실제 투자를 집행하면 북핵 제재 국면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첫 대규모 대북 인프라 투자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 인프라 전문가인 한국교통연구원 안병민 북한교통연구센터장은 21일 “중국 지방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지린성 성장이 북한을 방문해 3억위안을 직접 투자해 라진항 도로 확장 및 포장 사업을 해주겠다는 협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원정리∼라진항 도로 60여㎞는 일부 도심 구간을 빼면 대부분 2차선 너비의 비포장 흙길인데 비만 오면 도로 곳곳이 패여 화물차 전복사고가 빈번할 정도로 노면 상태가 나쁘다고 한다.

앞서 2005년 중국 둥린(東林)경제무역회사는 원정리∼라진항 도로 건설을 조건으로 라진항 3호 부두의 50년 사용권을 획득했으나 이후 외부 투자 유치에 실패함으로써 3호 부두 사용권은 결국 러시아로 넘어가고 말았다.

대신 중국 창리(創立)그룹은 2008년 원정리∼라진항 도로 개보수를 조건으로 1호 부두 10년 사용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안 센터장은 그러나 “창리그룹은 도로 공사 비용을 댈 수 있는 규모의 기업이 아니다”라며 “민간이 부담하기에 너무 큰 금액이다 보니 지린성 정부가 직접 투자에 나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 중요 건설 사업에 동원되는 북한 인민군 2개 공병여단이 최근 라선시 일대와 청진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지는 등 공사가 본격 진행되는 징후도 포착됐다.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의 한 관계자는 “라선 남쪽 후창초소, 승리화학공장 인근과 청진 모처 등 최소 3곳에 공병 2개 여단이 전개해 숙영지를 건설하고 주둔해 있다”면서 “도로포장, 다리.터널 공사, 철도 공사가 이들의 임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병여단은 북한 내에서 기술력과 장비, 인원 면에서 큰 역량을 가진 부대인데 특정 지역에 두 개 여단이나 투입됐다면 대단한 규모”라며 “민간에서도 청년돌격대 등을 조직해 인력 지원에 나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안 센터장은 이에 대해 “중국 민간 기업이 직접 들어가서 공사를 하기보다는 북한 공병부대와 청년돌격대가 건설을 주로 맡고 콘크리트, 유류, 중장비 등 자재를 중국이 북한에 대주는 형태로 보인다”며 “이렇게 할 경우 인건비가 낮아져 중국에 비해 5분의 1 정도의 가격으로 빠르면 1년 이내에 공사를 마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봉현 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은 훈춘과 원정리를 잇는 국경다리 보수공사를 며칠 전부터 시작하는 등 라진항 부두를 본격 이용할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며 “일단 올해부터 동북 지역의 석탄 연간 120만t을 라진항을 통해 중국 남부지역으로 수송할 수 있을 게 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