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조선족, 北접경 단둥 부동산 ‘눈독’

중국 랴오닝(遼寧)성 톄링(鐵嶺)시에 사는 조선족 김모(55.여)씨는 최근 한국에서 돈을 벌어 돌아온 남동생을 설득해 단둥(丹東)의 아파트를 한 채 사도록 했다. 압록강변에 있는 전망 좋은 아파트였다.

그녀 역시 지난해 말 비슷한 지역에 100㎡ 규모의 아파트 한 채를 장만했다. 한국에서 5년간 고생한 끝에 2003년 100만 위안(1억8천만 원)을 모아 귀국한 그녀는 선양(瀋陽)과 톄링에 각각 한 채의 아파트를 장만한 뒤 남은 돈을 어떻게 굴릴까 궁리하다 2007년 친구의 소개로 단둥에서 일하면서 단둥에 주목하게 됐다.

최근 들어 중국의 조선족들 사이에 김씨처럼 단둥에 아파트를 사들이는 조선족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에서 일해 착실히 모아둔 ‘실탄’으로 단둥 아파트 투자에 나선 것.

압록강변의 한 고급 아파트 단지는 이미 70% 이상을 조선족이 차지했다.

여름엔 덥지 않고 겨울엔 춥지 않은 좋은 기후에 환경도 쾌적한 것이 단둥의 장점이다.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동북진흥의 후광을 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동북 주요 도시와 마찬가지로 단둥 부동산 시장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중국 국무원이 확정한 랴오닝연해경제벨트의 오른쪽 날개에 해당하는 단둥에는 첨단 산업단지가 잇따라 들어서게 된다.

중국의 최장 해안도로인 단둥-다롄(大連)-후루다오(葫蘆島) 연결 도로가 이달 완공되고 2013년에는 현재 4시간이 소요되는 선양을 50분 만에 주파하는 고속열차도 개통된다.

지린(吉林)까지 연결하는 고속도로와, 압록강과 두만강변을 따라 다롄에서 단둥을 거쳐 퉁화(通化)-옌지(延吉)-무단장(牧丹江)에 이르는 둥볜다오(東邊道) 철도망 건설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들 교통망이 완공되면 단둥은 풍부한 지하자원과 농산물 생산을 자랑하는 북방지역과 해양 진출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른 다롄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로 자리 잡게 된다.

그러나 조선족들이 단둥 부동산에 눈을 돌리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단둥이 북한 접경지역이라는 점이다.

핵실험 이후 남북한, 북중간 관계가 껄끄러워 지금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바로 이때가 단둥 부동산 투자의 적기라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북한이 개혁 개방에 나설 수밖에 없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북한으로서는 신의주 개발 등 북중 합작에 가장 큰 공을 들일 것이라는 게 조선족들의 분석이다.

이때가 되면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이 주목받게 돼 가격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선양이나 다롄의 부동산보다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단둥에 아파트를 마련, 느긋하게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한 조선족은 “한족(漢族)들은 단둥 부동산에 아직 큰 관심이 없다”며 “한반도 정세를 눈여겨보는 조선족들과 달리 북한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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