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가 “김정일 조기방중 가능성 희박”

일본 언론들이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기 방중 가능성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으나 이명박 대통령의 상하이 엑스포 방문 일정이 확정되면서 중국 외교가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이틀간 중국 상하이를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엑스포 개막 환영 만찬과 개막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천안함 사태와 금강산 부동산 동결 조치 등으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가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비슷한 시기에 잇따라 만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적어도 4월 말 김 위원장의 방중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상하이 엑스포 개막에 맞춰 이 대통령뿐 아니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대거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고 후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이들을 면담하는 빽빽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의 5월 초 방중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둥(丹東)과 선양(瀋陽)의 치안과 보안을 책임진 왕민(王珉) 랴오닝(遼寧)성 서기가 부재 중이라는 점도 김 위원장의 조기 방중 가능성을 낮추는 근거가 되고 있다.


그는 외자 유치와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투자 유치단을 이끌고 지난 19일부터 일본과 한국을 방문 중이다. 27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초청 특강에 나선 뒤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혈맹’인 북.중 관계를 고려할 때 김 위원장 방중의 ‘신변 안전’ 최일선 책임자인 왕 서기가 방중 직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외교적 결례라는 점에서 그의 이번 행보는 역설적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이 당장은 실현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국 외교가는 받아들이고 있다.


과거 김 위원장의 방중 때 랴오닝성 성장이 랴오닝성 서기를 대신해 그를 영접한 적도 있긴 했지만 김 위원장의 방중 루트인 랴오닝성의 치안과 보안 최고책임자인 왕 서기가 김 위원장의 방중을 목전에 두고 해외 방문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것.


한 대북 소식통은 “2004년 용천 역 폭발 사고를 경험한 이후 북한 내에서조차 사전에 동선이 노출되면 계획했던 일정도 취소할 만큼 김 위원장이 보안에 극히 민감하고 그의 방중에 맞춰 중국 내에서 철저한 경계와 통제가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왕 서기의 이번 해외 출장은 김 위원장의 조기 방중이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아사히 신문을 시작으로 됴코신문과 마이니치 신문, 교도통신 등 일본의 유력 매체들은 잇따라 김성남 국제부부장을 비롯한 8명의 조선노동당 간부가 지난 22일 베이징에 도착했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김 위원장이 방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방중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 김 위원장의 방중 관련 움직임이나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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