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가, 김정일 방중 여부에 촉각

베이징 외교가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선 조만간 방중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구체적인 시기 결정만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문제에 정통한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15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방중 날짜는 파악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외교가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14일 종료된 만큼 북.중 당국 간에 김 위원장의 방중 논의가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1월말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과 지난 2월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의 방중을 통해 북.중 양국은 김 위원장에 대한 방북 초청과 이에 대한 ‘수락’ 절차를 마친 것으로 보고 경호문제와 중국내 철도 교통사정 등을 감안해 구체적인 날짜를 곧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또 왕 대외연락부장이 이달 중 해외방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사정이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북한 노동당 국제부의 카운터파트로, ‘당(黨) 대 당(黨)’ 차원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중 의전을 책임지는 부서기 때문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면담을 원하는 한국의 유력 정치인이 이달 말 방중하려는 계획에 중국 당국이 거부감을 표시했다는 점도 이 기간에 김 위원장의 방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추론도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 유력 지도자들의 일정 등을 감안해볼 때 이달 넷째주가 김 위원장이 방중할 수 있는 유력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점쳤다.


김 위원장이 방중한다면 이번에는 그 일정이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예컨대 2006년처럼 광저우(廣州), 선전(深천<土+川>) 등 이른바 개혁개방 신천지를 방문하는 장기 일정이 아닌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후 주석 등과 회담한 후 북.중 경제협력의 주체가 될 동북 3성을 둘러보고 귀환하는 이전보다 짧은 실무 방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단행한 화폐 개혁 이후 오히려 물가가 폭등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등 경제사정이 악화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방중 성과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스스로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려 할 것이란 얘기다.


실제 최근 북.중 양국은 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은 한반도를 둘러싼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일단 이와는 관계없이 중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 간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개발을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도 이에 맞장구를 치는 양상이다.


중국의 당국자들은 최근 부쩍 두만강과 압록강 주변의 투자와 관련해 기업 또는 개인의 정상적인 거래와 투자에 대해 왈가왈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국은 중국으로선 동북 3성이 태평양으로 뻗어갈 수 있는 경제전략적인 곳이고 북한으로선 중국 투자를 유치해 경제개발의 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라진항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인대 회의 기간인 지난 8일 리룽시(李龍熙)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당위원회 부서기는 8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북측이 라진항 3호부두를 5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러시아에 제공했고 2008년 중국에 제공했던 제1호 부두사용권을 10년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공개하기도 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이달 중에 방중한다면 이를 계기로 라진항 개방의 후속절차가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중국이 투자차원에서 북한에 위안화 차관을 제공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핵 6자회담 논의가 북.중 회담후 중국을 정점으로 한.미.일 등 주요 당사국간 양자접촉을 거쳐 이제는 “공이 북한으로 넘어간 상황”이라는 점도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6자회담에 다시 나가겠다는 ‘통 큰 결단’을 해 국제적인 시선을 끌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강행한데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1874호를 결의하자 북한은 곧바로 “6자회담은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방북 때 “다자회담도 가능하다”고 했고 지난 1월 왕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때 다시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려는 유관 당사국들의 성의있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자세를 바꿔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유엔의 대북제재로 국제적인 고립에 처한데다 화폐개혁 이후 악화된 경제사정 탓에 북한 내부의 민심 이반이 예상외로 커 김 위원장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상존하고 있다.


또 북.중 협의결과 방중에 따른 성과 보따리가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방중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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